"인생 최고의 홈런" 슈퍼스타 김도영, KIA 준PO 길 열었다

시즌 최종전 8회 결승 투런포…45홈런·장타율 0.647 ‘타격 2관왕’
통산 100호포로 준PO 직행 견인…"3위 만족 못해, 목표는 우승"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6년 10월 14일(수) 13:21
김도영. 사진제공=KIA타이거즈
김도영.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앞으로 살면서 이런 경기가 또 있을까 싶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홈런이었습니다.”

KIA타이거즈의 ‘슈퍼스타’ 김도영(23)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야구 인생에 남을 한 방을 터뜨렸다. 팀의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결승 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과 장타율 1위까지 거머쥐었다.

개인 통산 100번째 홈런마저 가장 극적인 순간에 완성했다. 하지만 김도영은 기록의 기쁨보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도영은 지난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8회말 결승 투런포를 터뜨리며 KIA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KIA는 79승 2무 63패 승률 0.556을 기록, 정규시즌 3위를 확정하고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승부는 2-2로 맞선 8회말 갈렸다.

선두타자 박재현이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하자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LG의 세 번째 투수 존 케네디. 김도영은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의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45호이자 개인 통산 100호 홈런. KIA의 정규시즌 3위와 자신의 생애 첫 홈런왕을 동시에 확정 짓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홈런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8회초 (전)상현이 형이 병살타로 위기를 막아주면서 좋은 분위기로 공격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박)재현이가 선두타자로 나와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줬다. 제가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운명의 타석에서도 김도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팀의 가을야구 향방과 개인 타이틀이 걸린 순간이었지만 자신의 타격에만 집중했다.

김도영은 “무조건 직구가 들어오면 잡아내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여러 공을 따라다니지 않고 내 공만 치려고 했다”며 “그 상황에서 냉정함을 유지했고 과감하게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타구가 배트에 맞는 순간부터 홈런을 확신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방망이 안쪽에 맞아서 잡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타구에 힘이 실린 것 같아 기대했다”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짜릿했다”고 웃었다.

사실 김도영은 경기 전날까지만 해도 홈런왕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있었다.

44홈런으로 선두를 달리던 김도영은 샘 힐리어드(KT위즈)가 지난 11일 삼성라이온즈전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면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홈런왕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작 김도영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힐리어드 선수가 홈런 2개를 치고 동률이 됐을 때는 사실 포기했다”며 “공동 홈런왕은 멋이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못 칠 것 같아서 차라리 힐리어드 선수가 하나 더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은 홈런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특별한 하루를 향한 작은 기대가 있었다.

김도영은 “어제 잠들기 전 산책하면서 생각해 봤다. 팀이 이기고 제가 시즌 45호이자 통산 100호 홈런을 치면 정말 역대급으로 최고의 날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실제로 가장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쳤다.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영에게 이번 홈런은 올 시즌 수많은 결정적인 장면 가운데서도 단연 첫손에 꼽힌다.

그는 “말도 안 되게 중요한 경기였고 팬분들 앞에서 쳤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가 결정되지 않고 반드시 이겨야만 3위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기는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김도영은 올 시즌 135경기에 출전해 153안타 45홈런 118타점 120득점 타율 0.308 장타율 0.647 출루율 0.413, OPS(출루율+장타율) 1.060을 기록했다.

홈런과 장타율 부문에서 나란히 1위에 오르며 타격 2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45홈런은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가 세운 40홈런을 27년 만에 뛰어넘었다.

2024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며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김도영은 지난해 잇따른 부상으로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다시 우뚝 섰다.

자연스럽게 생애 두 번째 정규시즌 MVP 수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작 김도영은 개인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MVP까지는 사실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가을야구에 더 집중하고 싶다”며 “올해 제가 100% 만족할 만한 활약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MVP는 받아도 그만, 받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밝혔다.

이어 “완벽한 활약이라는 것을 수치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스스로 더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가 최고의 활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김도영의 시선은 개인 기록이 아닌 더 높은 무대로 향한다.

KIA는 오는 17일부터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2024년 통합우승 이후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김도영은 정규시즌 3위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도영은 “우리는 지금 순위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부터 바라본 목표는 오직 우승이었다”며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갈 생각이다. 모든 선수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순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든 김도영. 이제 그의 방망이는 KIA의 또 다른 가을 기적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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