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전력, 기업 생산과 주민 소득으로 이어져야"

박미숙 전남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
"풍부한 전력, 기업 생산과 주민 소득으로 이어져야"
반도체 팹 가동 맞춰 전력·용수 확보…지역기업 수주로 연결
동부권 수출산업 전환도 지원…주민배당은 실제 수익 토대로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10월 21일(수) 15:25
박미숙 전남연구원 연구위원
“통합의 성과는 발전설비 용량과 투자협약 금액에 더해 실제 전력 공급, 공장 가동, 지역기업의 수주로 확인해야 합니다.”

박미숙 전남연구원 기후AI에너지연구실 연구위원(사진)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남광주의 에너지 전환이 기업의 생산과 수출, 주민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풍부한 발전자원을 보유하는 데서 나아가 기업이 필요한 시점에 전기를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기업의 일감을 만들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 연구위원이 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공장 가동 일정에 맞춘 전력공급 계획이다. 지역의 연간 발전량이 소비량보다 많아도 개별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보낼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공장 가동일을 기준으로 어느 접속점에서 얼마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부터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과 계통운영 관계기관, 지방정부, 입주기업이 공급 시점과 단계별 용량, 변전소·선로 건설, 인허가와 비용 부담을 하나의 계획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업도 최종 계획용량을 한꺼번에 요구하기보다 착공과 장비 반입, 생산 확대에 맞춘 수요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공장과 AI 데이터센터 유치 역시 업종별 운영조건을 검증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반도체는 연속공정에 필요한 전력품질과 용수, 협력업체·인력 기반이 중요하고, 데이터센터는 통신망 이중화와 이용고객 확보, 실제 서버 도입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협약이나 건물 계획만으로 전력수요가 확정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산업 전환의 범위도 광주의 신산업에 한정하지 않았다. 서부권의 재생에너지 생산, 나주권의 전력산업·연구개발, 광주권의 첨단제조와 여수·광양권의 대규모 산업수요를 함께 연결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박 연구위원은 통합의 편익을 광주 신산업 유치에만 집중하면 동부권 수출기업과 협력업체의 전환 지원이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발전량 예측과 전력변환, 저장장치 운영, 설비 유지보수 등 발전과 소비를 잇는 기술·서비스 분야에서 지역기업의 납품 기회를 넓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에서 만든 전기를 지역기업이 쓰는 ‘지산지소’에 대해서는 실제 공급 여건과 비용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소와 공장이 가까워도 생산·소비 시간대가 맞는지, 전력망에 여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에 발전소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전기요금이 자동으로 낮아지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력가격뿐 아니라 망 이용과 부족 전력 조달, 저장·운영 비용까지 비교해야 하며, 장기 전력계약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에는 수요를 모아 공급사업자를 연결하고 계약 검토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민 이익공유에서는 피해 보상과 투자 수익, 지역사회 환원을 구분하는 원칙을 제시했다. 피해 주민이 투자에 참여해야만 혜택을 받는 구조를 피하고, 투자 여력이 적은 주민도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배당의 재원도 발전소 매출 전체가 아니라 운영비와 금융비용, 원리금 상환, 설비 교체·철거 비용을 반영한 뒤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상 발전수익을 정기적인 현금 지급의 확정재원처럼 다루기보다 실제 사업 실적에 맞춰 환원 규모를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전력공급과 기업 투자, 주민환원에 대해 담당기관과 재원, 기한, 성과지표를 함께 정한 실행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과 평가 기준으로는 실제 전력공급 개시와 공장 가동, 지역 상시고용, 주민 순소득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 공공시설 운영비와 설비 교체비 등 장기 재정 부담까지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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