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에 부는 무장애 바람] ‘무장애 문화예술의 미래’ 잠깐의 무대 넘어 일상에 뿌리박혀야

누구나 즐길 권리 아직 멀었다 <5> 에필로그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6년 10월 21일(수) 18:45
광주형 장애인 문화예술지원사업의 성과공유형 통합 축제 ‘예술날개 페스티벌’ 공연 모습.
광주장애예술인협회가 지난달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인권과 예술전’ 전경.
서울 모두미술공간 전경.
··국내외 사례서 확인한 문화향유·창작 지원의 방향

··전남광주 장애예술인 활동·경제적 자립 기반 취약

··상설거점 조성·작품 유통체계 마련 등 과제 산적



문화예술계에서 무장애를 내세운 전시와 공연, 영화 상영 등이 잇따르고 있다. 장애인의 문화향유권과 장애예술인의 창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프로그램과 지원사업도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상당수는 특정 기간에 열리는 행사에 집중돼 있다. 행사가 끝난 뒤 장애인이 일상적으로 문화를 누리고, 장애예술인이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무장애 문화예술 행사는 늘어나는데, 상시적으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할까’. ‘문화예술계에 부는 무장애 바람-누구나 즐길 권리, 아직 멀었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국내 서울과 해외 일본의 주요 문화예술 거점을 찾아 배리어프리가 일회성 행사를 넘어 상설 인프라와 운영체계로 자리 잡은 사례를 살펴보고, 전남광주에 적용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다.

국내외 문화예술 현장을 살펴본 결과, 무장애 문화예술의 핵심은 일회성 프로그램을 넘어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누리고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었다. 이들이 접근 가능한 시설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누리고 창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의 배리어프리 영화관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는 접근성을 특별한 서비스가 아닌 영화관의 일상적인 운영 원칙으로 삼고 있다. 도쿄예술극장과 팀랩 등 문화시설에서도 다양한 관객의 접근성을 고려한 운영 방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장애예술인의 창작과 경제활동을 연결한 일본 나라현의 민들레의집과 아트센터HANA, 굿잡센터, 에이블아트컴퍼니 역시 시사하는 바가 컸다. 복지와 교육, 창작, 상품화와 유통이 이어지는 구조는 장애예술이 보호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독립적인 예술활동과 일자리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 도쿄의 배리어프리 영화관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에서 히라츠카 치호코 대표가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나라현의 민들레의집과 아트센터HANA에서 예술활동을 하는 장애예술인들.
국내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모두예술극장과 모두미술공간 등 장애예술에 특화된 기반시설이 마련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환경이 지역 곳곳으로 확산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전남광주는 지속적인 창작과 교육, 작품 발표를 뒷받침할 상설거점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마다 전시와 공연, 지원사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행사가 끝난 뒤에도 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체계는 충분하지 않다.

공간 조성에서 출발하되, 시설 확충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접근 가능한 창작실과 교육공간,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작품의 기록과 유통, 판매까지 연결하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장애예술인을 정책 수혜자가 아닌 창작과 운영의 주체로 인정하는 인식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이러한 과제를 지역 문화정책에 반영할 기회다. 광주를 거점으로 전남의 장애예술인까지 아우르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문화시설의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배리어프리는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다. 누구나 나이와 신체적 조건,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사회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다.

이에 대해 방귀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장애예술은 복지나 재활의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장애예술인을 한 명의 예술가로 보고, 그 예술이 가진 힘 자체를 봐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장애인이 관객으로서 배제되지 않고, 예술인으로서 자신의 예술을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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