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말에 대한 중요성 인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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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평] 말에 대한 중요성 인식을

광주여자대학교 김지흔 교수

김지흔 교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박찬주 대장 부인이 공관병을 상대로 갑질 의혹과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막말과 욕설을 수시로 하는 녹취록이 공개되어 갑질 논란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령관 부인은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까지 공관병을 불러 하도록 지시하였다 한다.

심지어 조리병이 음식재료를 다듬는 것을 보고 칼을 빼앗아 허공에 휘두르며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폭언이 공개되었고, 종근당 이장한 회장은 운전사들에게 욕을 하며 “월급 받고 일하는 것을 잊어 먹지 말라고“하는 폭언 진술은 국민들의 분노와 함께 사회지도층에 대해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갑질 논란의 공통점은 바로 말의 품격(品格)이 없다는 것이다.

말은 인격이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지식과 경험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나타냄이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을 즐겁게 하기도 하고 노(怒)하게 하기도 한다, 말 한 마디로 일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되기도 하고 함께하고 싶지 않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많다.

모 정치가는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댄 말실수를 해서 정치인의 위신을 무너뜨려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기업가의 말실수로 회사 상품의 불매운동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말은 많이 하여서 좋은게 아니라 말을 신중하게 하면서 나의 생각을 상대방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게 하며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매개 수단이다.

탈무드에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말을 신중하게 하라는 의미로 귀(耳)는 두 개,입(口)은 하나가 있다. 라는 말이 나온다.

한 번 말을 내뱉으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 또한 말하기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타인과의 관계에서, 또는 가까운 이들에게 힘든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말로 대응하기 힘든 상하관계에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직장이라면 상사와 부하직원이 되겠고,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관계가 여기에 해당된다. 직장상사나 부모가 여과되지 않는 말이나 폭언을 하면 부하나 자녀는 대응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상처받는 입장이 되어버린다. 또한 허다한 경우 우리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도 말하는 사람은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말이 갖는 힘은 강력하다. 이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처를 주는 말은 마치 칼로 베인 것처럼 아픔과 통증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말을 사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의 결과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학생들에게 교수의 칭찬 한 마디가 인생을 바꿔 놓기도 한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사례로 한 학생이 상담을 하고자 찾아왔다. 본인은 다른 학생들보다 어학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데 생각보다 향상이 되지 않아 풀이 죽어 고민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이때 만약 내가 조언을 한다며 “너를 위한 말인데, 열심히 해도 안 되니 그만 포기 하는게 어떻겠니?” 라고 했다면 아마도 이 학생은 포기하고 지금의 외항사 승무원은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필자는 긍정적인 말과 진정어린 피드백으로 학생과 따뜻한 대화로 마무리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의 조직사회에서 만약 부하 직원에게 지시한 업무에 대해 문제가 발견되었다면 부하 직원에게 의제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고 중요한 일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던가. 정보를 잘못 알았다던가. 또는 잘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잘못되었다던가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수를 저지른 본인은 누구보다도 의기소침해 있을 때 상사가 질책하고 무시한 발언을 한다면 그 상처는 지울 수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상사의 긍정적인 말과 위로는 오히려 부하의 자신감을 갖게 하고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 것 이다. 앞으로 상사는 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하 직원에게 따뜻한 말로 힘이 되어 주고 좀 더 격려해준다면 우리의 사회의 갑질 논란은 좀 더 잠재울 수 있는 따뜻한 조직문화가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조그만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바꾸어 생각하고 말을 한다면 말에 대한 윤택함과 품격이 한층 높아질 수 있을 것이며, 상대와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윤활제 역할은 물론 인간관계의 조화로운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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