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충장축제의 이유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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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평

[특별기고] 충장축제의 이유있는 변신

김성환 광주 동구청장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개최된 지역축제는 모두 751개다.

또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1만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지난 1년간 지역축제를 다녀온 경험이 있었고 이들은 평균 1.86개의 축제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렇듯 각 지역들이 앞 다퉈 축제를 여는 이유는 역시 외부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큰 목적이다.

그렇지만 모든 축제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그 지역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발굴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축제도 있지만 더 많은 축제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으나 필자는 이들 축제의 실패원인 중 하나가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경직된 기획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올해 14회째를 맞이하며 변함없이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충장축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충장축제는 ‘추억’이라는 흔치 않은 테마로 그때 그 시절 향수를 기억하는 관광객들에게 진함 감동을 선사해왔다. 특히 그동안 매회 새로운 주제로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시도하며 관람객들의 높은 만족을 이끌어냈다. 올해 충장축제도 ‘세대 공감! 모두의 추억’이라는 주제로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몇 가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첫째, 더 많은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축제로 확장하기 위해 축제명칭을 ‘추억의 7080 충장축제’에서 ‘추억의 충장축제’로 변경했다.

축제명칭 변경을 통해서 7080이라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세대의 추억을 축제 전반에 담으려는 의도다.

올해부터는 아이돌 공연, 댄스 경연대회, 대학가요제와 같은 90년대 대중문화를 반영한 공연프로그램과 롤러스케이트장, 추억의 오락게임과 같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충장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추억의 테마거리’도 90년대 문화를 대거 반영하고 그동안 실외에 조성했던 것에서 탈피해 실내에 조성해 테마관 형태로 운영한다.

둘째, 축제무대와 프로그램의 선택과 집중이다. 기존 9개 무대를 7개로 줄이고 공연 출연팀도 축제 콘셉트에 맞는 팀으로 선별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공연팀을 유치하고 충분한 공연시간을 확보해 관람객들이 보다 수준 높은 공연을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충장축제의 킬러 콘텐츠인 ‘거리퍼레이드’는 경연시간을 2시간 이내로 줄여 지루하지 않게 수준 높은 퍼레이드를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셋째, 축제장 주변의 동구 문화시설 및 관광지와의 연계 확대다. 충장축제가 펼쳐지는 동구는 광주 원도심으로 동구만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과 관광지가 있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의 주요 거점 시설일 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의 전시전을 개최하는 등 지역문화예술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축제에서 처음으로 문화전당시설을 활용해 큰 호응을 얻었던 별밤캠핑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무등산과 지산유원지, 남광주밤기차야시장과 대인예술야시장 별장프로젝트를 축제와 연결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듯 충장축제를 중심으로 축제장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를 강화하면 더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변화 외에도 ‘추억의 고고장’, ‘DJ페스티벌’ 등 참여형 공연프로그램과 새롭게 음악극 형태로 꾸며질 ‘개막공연’, ‘추억의 애니송 라이브’, ‘시대별 패션쇼’ 등 다양한 관람형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참가자들에게 일체감을 느끼게 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청바지’를 입고 나오시라 권할 계획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꾸준히 사랑받아온 청바지는 젊음과 자유를 상징하는 만인의 패션 아이템이다. 청바지가 곧 축제의 드레스코드인 셈인데 스트리트세일 할인을 우대하는 등 청바지를 입은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육체를 지탱해 주는 것이 음식이라면 정신을 지탱해 주는 것은 추억이라고 한다. 그만큼 추억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렇지만 그 추억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법은 추억의 개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제14회 추억의 충장축제는 충장축제만의 해석과 표현으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오는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펼쳐질 충장축제에서 추억의 깊은 향기에 흠뻑 취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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