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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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평]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 알리다

문상필 광주시의원

사단법인 광주공동체 해외봉사단은 지난 8월 11일부터 15일까지 필리핀 보홀 바클라욘 지역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해외봉사단 총괄단장을 맡은 필자를 포함해 의료 및 사회봉사팀 등 45명과 필리핀에서 광주로 시집온 여성 고향방문 지원에 의한 이주여성 가족 3명도 함께했다.

광주공동체는 지난 2015년 캄보디아와 2016년 필리핀 보홀에 이어 올해로 3번째 해외봉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지역을 찾았다. 2016년 해외봉사에서 바클라욘시와 상호 발전과 협력을 위한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인 봉사를 약속했다.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그 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외적으로 성공적인 봉사활동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봉사자들이 흘린 땀방울의 성과이며, 광주시민들의 관심과 후원 덕분이었다. 4개월의 봉사를 위한 준비기간 동안 정말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학용품이며 옷, 책, 컴퓨터 등을 후원해주셨다. 필리핀 현지로 미리 보낸 후원물품이 38박스 6톤 분량, 출국 당시 가지고 간 물품이 1톤 분량에 이를 정도였다. 현지의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고마운 광주시민들의 마음 담아 소중히 전달했다.

이번 봉사에서 의료팀은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치과, 내과, 소아과,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검진팀이 간염과 매독, 에이즈 등을 검사해주기도 했다. 봉사기간 에어컨도 없는 공간에서 땀도 제대로 식히지 못하며 1500여 명을 진료했다. 또 현지에서 환자를 추천받아 광주에 초대해 수술하고 치료해주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회봉사팀은 자연재해로 살 곳을 잃은 주민들 1000여 명이 모여 사는 빈민촌인 바자오 수상가옥 진입다리 500m를 새로 보수해주었다. 우물파주기, 학교 화장실 신축, 체육시설 및 컴퓨터와 도서 지원, 방역, 한글교육, 이·미용, 라면 끓여주기, 후원물품 전달 등 주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사업도 펼쳤다. 이주여성의 고향을 찾아 컴퓨터와 학용품 등 후원물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베니 오이 바클라욘시장을 비롯한 주민 500여 명과 함께 춤과 노래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상호 신뢰와 협력을 다짐하는 문화교류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봉사단의 춤과 노래에 현지 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나와 인사하고 체육교사인 봉사자에게 배운 태권도 시연, 전통 춤과 노래 등으로 답했다.

이번 봉사에 새롭게 문화교류한마당을 구상하고 준비하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성공적인 행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밥상을 함께하며 나눈 그 시간은 광주공동체 봉사단에게는 커다란 감동이었으며, 현지인들에게는 대한민국과 광주를 알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마디로 하나 되는 대동한마당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광주를 알리고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실질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이해하고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해외 광주문화원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 봉사를 통해 얻은 성과물이자 광주시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숙제인 것 같다.

매년 실시하는 해외봉사지만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완벽하게를 외치며 욕심을 부리고 있다. 이는 더 많은 것을 베풀었다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함이 아니다. 그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많은 것을 배우며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함께한 봉사자가 돌아와서 남긴 소감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5일간의 시간은 저에게는 평생 잊히지 않을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느꼈고 봉사의 가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마음으로 다 같이 우리보다 부족한 남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한다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분명 가능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것이 어려움에 직면했던 그 순간 광주에서 보여주었던 나눔과 희생의 정신이 아닐까 합니다. 행복했던 필리핀의 봉사활동의 경험을 발판삼아 내 지역 광주에서도 나눔과 희생 그리고 봉사의 마을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많은 나라의 원조와 봉사를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지금의 발전을 이루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작은 봉사와 나눔이 국제사회의 어려운 이들에게 살아갈 의지가 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면, 해외봉사를 통해 흘린 땀방울이 헛되지는 않은 것일 것이다. 대한민국과 광주를 알고 관심을 갖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것이 나눔 정신이고, 함께하는 공동체 정신이며, 광주정신일 것이다. 광주공동체 봉사단원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들이 광주정신인 나눔과 연대의 기틀이 되어 광주와 필리핀에 큰 역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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