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 농업회사법인 ㈜네시피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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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

[강소기업을 키우자] 농업회사법인 ㈜네시피F&B

전남 ‘K-푸드’ 성공 이끈 숨은 수출 주역
지역 우수 농수산식품기업 협업
공동브랜드로 상품개발·마케팅
신생 수출업체 코디네이터 역할
전남도 아마존 브랜드관 지원도
백양사 인근에 체험·홍보관 운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쓴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인 75억7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K-푸드 열풍에 코로나19로 면역력 증진,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경쟁력을 갖춘 국산 농수산물이 코로나19 한파를 뛰어 넘은 셈이다.

특히 전남도는 지난해 수출 금액 4억6230만 달러를 기록, 주요 5대 수출국 중 미국에만 1억300만달러를 수출하며 전년대비 32.5%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남의 로컬푸드를 글로벌 K-푸드로 이끈 이같은 수출 성과에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농업회사법인 ㈜네시피F&B(대표이사 장현순)도 그 중 하나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에 자리한 이곳은 우수 농산물로 식품을 제조하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똘똘 뭉쳐 해외판로 개척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남도에 수출 자문을 하고 지난해 아마존 전남도 브랜드관의 도내 입점 제품 51개 품목을 취합, 배송을 맡기도 했다.

㈜네시피F&B는 백양영농조합법인 기획팀에서 근무하며 농업분야에 종사해온 장현순 대표가 지난 2013년 설립해 8년째 운영 중인 사회적기업이다.

기업 명칭은 자연(natural)과 조리법 비결(recipe)의 영문을 더한 것으로, 전남지역 소상공인들이 모여 만든 가공식품 수출 공동 브랜드이기도 하다. 전남 우수 농수산 가공식품 생산 중소기업 7곳과 비회원 50여 개사가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

장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공동마케팅, 협업, 공동체라는 단어가 생소했었다”며 “각자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알고 공동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네시피F&B의 상표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해외수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혼자 힘으로 하기 어려운 수출 관련 업무를 함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소상공인 수출 활로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그동안 회사 규모가 점차 커져 현재는 고령자와 다문화가정 여성 등 6명이 일하고 있다.

㈜네시피F&B에서는 매실차, 오미자차, 도라지 엑기스 등 액상차를 비롯해 전남지역 농산물로 만들어진 김치류, 우리 콩으로 만든 장류 등을 취급하고 있다. 한과·부각류, 떡류, 젓갈·반찬류, 해조류 등도 포함돼 그 품목만도 총 200여 종에 달한다.

초창기 한인마켓을 위주로 판매해온 회사는 2015년 조지아주, 네바다주에 수출 길을 뚫은 뒤 이듬해 본격적으로 현지마켓으로 시장을 확장했다. 바이어 초청 등 수출 관련 자문을 받아 판로를 개척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의 해외 개별바이어 초청사업에 힘입어 간편식과 나물류 수출 등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장 대표는 “미국 현지인들에 좀 더 자신있는 K-푸드를 선보이고 조직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물론, 아마존 등 대형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판매활동과 수출의지를 갖고 있는 중소 수출기업들의 국제물류 조력자 역할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시피F&B라는 이름을 건 브랜드 제품에 주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각의 참여기업이 해외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허브 역할과 참여기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내 다음 상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매년 수출용 대형마켓 상품 3종을 개발해 내놓는다. 새 시장 개척을 목표로 주 타킷인 미국 주요 도시를 집중적으로 돌며 현지 경향과 특징 등을 파악하고 바이어에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다.

올해는 전남지역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누룽지 등 쌀가공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제품은 LA와 텍사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애틀랜타, 하와이, 시애틀 등 미주 7개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바이어들의 상품 만족도가 상당히 높고, 전남 특산물로 구성된 상품들이 현지에 잘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지역경제와 수출증대, 농림축산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전남도지사 표창,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전남도 수출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6년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에 이어 2019년에는 무역의 날 수출탑 및 유공포상자 전수식에서 수출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네시피F&B는 이같은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19년 백양사 인근에 체험·홍보관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농민들이 재배한 로컬푸드로 계절을 담은 브런치 도시락, 아이스크림, 곶감 비스킷과 홍시도넛, 김치파티,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도시락 등 다양한 쿠킹 클래스·도시락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남도명인과 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고 이들로부터 농식품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진정한 로컬푸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네시피F&B가 취급하는 농산물 가짓수와 가공식품 품목이 워낙 다양해 이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레시피를 만들어낼 수 있어 관광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체험관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이전에는 한해 평균 50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외에도 ㈜네시피F&B는 지역 취약계층 독거노인에 로컬푸드 도시락을 제공하고 무료 도시락 만들기 체험 특강을 실시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장현순 대표이사는 “참여기업들 간 연계와 상품 개발 및 수출, 체험관 운영 등 크게 세 축으로 운영해왔다. 올해는 수출에 집중해 수출액을 650만 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궁극적으로 농산물과 음식의 소중함을 알리고 건강한 식음료를 개발, 생산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남 먹거리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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