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수 칼럼/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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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수 칼럼/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

주필

여수 경도 복합해양관광 개발사업이 개발주체인 미래에셋그룹의 사업 중단선언 사태 이후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경도 개발은 지난 2014년 전남개발공사가 골프장과 리조트를 조성하면서 시작했다. 여수 국동항에서 뱃길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데다 경관이 수려해 해양관광단지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여수엑스포 개최와 ‘여수 밤바다’ 신드롬 이후 국민의 관심도 여수에 쏠려 있었던 때라 경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았다.

경도 복합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국내 최대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이 지난 2017년 1월 전남도와 기본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미래에셋은 이후 마스터플랜 수립과 경도 지구 개발계획변경 및 실시계획 승인도 마쳤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입, 기존 골프장에 더해 다수의 호텔, 콘도, 워터파크,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 관광지를 개발한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그룹은 골프장을 포함한 경도 해양관광단지 부지 2.15㎞(65만평)를 전남개발공사로부터 3433억원에 매입했다.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섬 전체 면적 2.34㎢의 92%에 해당하며, 국제규격 축구장 면적의 300배 크기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경도와 국동항을 잇는 연륙교 개통 전인 2023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비 등 1200억원이 투입되는 연륙교 건설도 착착 진행 중이다.

이대로만 가면 세계적 해양관광지가 여수 경도에 들어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29층 타워형 생활 숙박시설 건설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미래에셋은 6만5000㎡ 부지에 사업비 7500억원을 투입, 지하 3층, 지상 4∼29층 규모의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자 시민사회단체와 언론, 지방의회 등 지역사회는 미래에셋이 당초에 약속했던 관광시설 투자를 뒷전에 미뤄놓고 수익성 높은 생활형 숙박시설에 먼저 투자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

이에 미래에셋은 지난 20일 “부동산 투기로 보는 시각이 억울하다”며 전격 ‘공사 중단과 사업 재검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래에셋 측은 일부의 부동산 투기 지적에 대해 “경도와 유사한 싱가포르 센토사가 장기 체류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도입해 비수기 슬럼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일 뿐 지역에서 우려하는 주거시설로 사용과 부동산 투기 등의 문제는 법률 개정에 따라 일어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역 사회의 오해 때문에 몹시 억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아예 사업을 접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 사업 포기는 전남도와 여수시 등과 맺은 각종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지역민을 우롱하는 일이기도 하다. 오해가 있으면 풀면 될 일을, 전격적인 사업중단 선언은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서의 처신에 맞지 않는 경거망동한 행동이라고 할 것이다.

이미 행정적 경제적 절차가 진행된 상태에서 일방적 사업중단 선언은 다분히 협박성일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지역사회로부터 더 큰 반발을 사고 말았다. 여수시의회는 물론이고, 시민단체 지역 언론들이 잇따라 미래에셋을 성토했다.

다행히 미래에셋 측이 지난 28일 지역사회와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일단 파국은 면했다.

미래에셋은 ‘경도 레지던스 건립 반대 범시민사회단체추진위원회’, 그리고 여수시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경도의 숙박시설이 늘어난 배경과 레지던스를 건설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에셋은 지역에서 우려하는 투기성에 대해서도 개정될 생활형 숙박시설 관련법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양측은 이번 대화를 시작으로 경도 개발과 관련해 자주 소통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중단된 경도 사업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로 소통하면 풀지 못할 일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미래에셋이 돈을 투자했다고 해서 경도 사업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방향을 고민할 때라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미래에셋은 초심으로 돌아가 늘 지역사회와 소통하기를 재삼 당부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여균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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