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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준 화가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추구해 갈 것”이라면서 “아울러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악화돼 가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담아낸 작품들에 반응을 보여준 것처럼 대중들과 더욱 더 교감할 수 있는 작품과 대중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출입문을 열고 어두운 계단을 오르자 4층에 그의 작업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른 일정이 없었던 것인지 부인(오영화 작가)과 함께 맞아줬다.
잠시 작업실을 둘러봤다. 그의 성품 답게 작업실은 먼지 한톨 떨어져 있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최근 본 화가의 작업실 중 가장 깨끗하고 정리 잘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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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정 작가 |
그는 국내로 잠시 들어오는 것이지만,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2009년부터 중국에 머물며 작업을 해온지라 국내에는 미술분야 연고가 다 끊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술계 역시 경쟁이 치열해 국내에서 치열하게 해도 될둥, 말둥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사실 정 작가하면 그저 젊은 작가 중 한명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중국 중앙미술학원 100년 역사상 외국인 첫 수석졸업의 당사자다. 그래서 미래가 촉망되는,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작가로 검증이 끝난 셈이다. 오히려 한국보다 중국에서 미술계 발판이 더 탄탄하다고 하는 것이 설득력있는 설명일 게다.
중국에서의 작업적 성과가 벌써 서울을 비롯한 부산 등지의 미술관이나 갤러리 관계자들에게 소문이 제법 폭넓게 난 모양이다. 그를 러브콜하는 게 심상치 않다. 서울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를 시작으로 아트 부산, 갤러리 조은(5인전), BAMA아트페어 등지에 작품을 출품해 완판을 기록한 바 있어 오는 10월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에서의 중국작가와의 2인전 및 내년 1월 798 예술특구 작자화랑에서의 개인전에 대한 완판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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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전경 |
“코로나19를 피해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대학 졸업 후 바로 중국으로 넘어가 북경에서만 11년을 활동한지라 걱정이 앞섰죠. 오히려 한국에서 퇴보하면 어떡하지 하는 근심은 어쩔 수 없더군요. 국내 활동 기반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피신해 들어온 국내에서 오히려 다양한 작품 발표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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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에 출품한 ‘Happy Happy Days’ |
그의 작품 ‘새로운 시작’으로부터 출발해 ‘불편한 진실’에 이르기까지 등장하는 코끼리나 ‘아름다운 풍경’ 등에 등장하는 북극곰을 얼핏보면 안개 자욱한 공간에서 평화를 갈구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하게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흐릿하게 공장 굴뚝이 작품 밑 배경에 보일듯 말듯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작품을 유심히 봤다면 알아챌 수 있다. 그만큼 그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을 한다.
그의 뇌리를 관통하는 환경의 줄기는 두 부류로 읽힌다. 앞서 밝힌 중국 북경과 유년 시절 고향인 순천에서 접했던,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 대한 기억이다. 그가 환경의 소중함을 작업의 중요한 기조로 삼는 이유다. 포럼에서 의제로 환경이 단골 메뉴이듯 인류의 삶은 환경에 척을 두고는 한치 앞도 나갈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작가의 환경에 대한 화두는 그만큼 설득력을 얻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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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 아키 갤러리 전시 모습 |
특히 정 작가는 광주에 머물고 있는 지금의 시간들이 자신의 작업 향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11년과 광주에서의 1년 6개월의 의미에 대해 정리했다. 광주에서 고향 작가들과 교류하다 보니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예술과 정신에 대해 상기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 또한 잊지 않았다.
“중국은 미술관보다는 개인적인 상업갤러리가 발전된 곳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아트마켓 시장이 굉장히 폭이 넓어요. 주로 아트마켓 위주로 활동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광주는 예술성이 발전된 고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지금까지 상업성에 신경을 썼다면 광주에 온 이후에는 예술성이 높은 작업에 집중하고 있죠. 이런 작품들을 고향에서 발표하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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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노란 트램777’ |
그는 최근 상업성에 너무 경도되지 않고, 대중성은 대중성대로 견지하면서 예술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추구해 갈 겁니다. 모든 분야에서 독창적 접근을 통해 정성준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아울러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악화돼 가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담아낸 작품들에 반응을 보여준 것처럼 대중들과 더욱 더 교감할 수 있는 작품과 대중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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