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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대 호남지방통계청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느낀 소회는.
△ 지난 7월 19일 취임해 어느덧 100일을 맞았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광주·전남을 비롯해 호남지방통계청이 관할하고 있는 전북·제주지역까지 돌아보았다. 현장조사를 담당하는 직원, 응답 대상처 그리고 지자체, 언론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생생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통계조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직원들이 열악한 조사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호남지역은 산간농가와 도서지역이 많고, 가구의 경우에는 개인 사생활 보호 및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외부인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 조사 시 접근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자체, 언론사 등 유관기관에서 특히 저출산·고령화, 인구 유출, 고용 등의 당면한 지역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주요현안으로 떠오르는 광역권 행정통합, 광주 지하철 2호선 착공 등과 관련된 지역특화통계에 대한 생산 주문도 많이 받았다. 유관기관에서 통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시 한번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100일간의 경험을 토대로 어려운 조사환경을 개선하고 수요자 중심의 통계 생산에 최선을 다할 것을 결심했고, 이를 실천하고자 기관의 미션과 비전을 ‘신뢰받는 통계생산과 맞춤형 지역통계정보 서비스 제공’ 및 ‘호남권 발전과 정책지원을 위한 지역통계 데이터 허브 기관’으로 새롭게 설정해 직원들과 함께 앞으로의 포부를 다잡는 계기로 삼았다.
- 취임 이후 청장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일은 무엇인가.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취임 이후 미션과 비전을 새롭게 설정했으며, 이에 맞춰 2가지 부문에 가장 중점을 뒀다.
첫째, 안전하고 편리한 조사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대면조사보다는 비대면조사를 확대하고자 노력했는데, 가구부문 조사대상처를 대상으로 비대면 통계조사에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웹툰’으로 만든 비대면조사 설명서를 제작했다. 또한 최근 이슈인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홍보 리플릿을 제작·배부해 응답자가 안심하고 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둘째, 지역 주요현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특화통계를 개발함으로써 정책수립에 필요한 통계를 보다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예로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본격적으로 논의됨에 따라 호남권 최초로 광역권 단위의 통계분석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광주 지하철 2호선이 본격적으로 착공됨에 따라 이동통신사와 도시철도공사 자료 등을 분석해 ‘광주도시철도 역세권 통계’를 시의성 있게 제공했다. 또 ‘2010년 이후 전남도 생활물가 변화’, ‘2000년 이후 강진·완도·해남 인구변화’ 등 세분화된 통계를 작성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소지역까지도 통계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불만과 고충을 듣기 위해 ‘자유발언대’를 추진해 소통의 시간을 가졌으며, 직원 업무역량 향상을 위해 간부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는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력단계별 맞춤형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해 데이터 핵심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 호남지방통계청이 어떤 기관인지 간단히 소개하면.
△ 호남지방통계청은 통계청 5개 소속 지방청 중 하나로 광주, 전남·북, 제주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며, 국가 주요 통계생산과 지역정책에 필요한 지역통계 허브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용통계를 비롯해 소비자물가·산업활동동향 등과 같이 매월 작성하는 국가통계에 대해 호남·제주지역의 가구, 사업체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현장조사와 더불어 호남지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특화통계 개발제공, 통계컨설팅 및 통계작성 기술지원, 통계 조정 및 품질관리 업무 등과 같은 지역통계 허브역할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광주본부에 조사지원과, 지역통계과 등 5개과와 목포, 전주, 제주 등 8개 사무소에 56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 통계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 통계란 ‘여러 현상에 대한 자료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수치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전적인 정의의고, 제가 생각하는 통계는 ‘수치로 적는 현실의 기록이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하나의 역사다’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전염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발생 초기 당시 마스크 수급상황, 인구유동 등 통계를 이용한 발빠른 대처로 전 세계적으로 K방역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또 우리사회는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인구수가 점차 감소해 지방소도시의 소멸이라는 우려에 처해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인구통계’를 활용해 전남 16개·전북 10개 지역을 포함한 총 89개 지역을 ‘인구감소 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본격적인 인구활력 증진사업에 착수했다.
통계를 활용하는 사례는 국가뿐만 아니라 지자체 및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광양·장흥군 특산물 실태조사를 통한 지역특산물 품질 차별화, 광주·곡성·완도·제주 청년통계를 활용한 청년지원사업 추진 등 많은 지자체에서 각종 정책을 위한 근거로 통계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도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통계를 활용해 가정간편식·소형포장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혼술족·혼밥족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을 하는 등 트렌드에 발맞춘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통계는 국가의 각종 정책수립은 물론 기업과 국민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없어서는 안될 소금 같은 존재이자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 통계를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통계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 통계가 중요한 만큼,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신 ‘통계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통계는 쉽고 친근하다’라는 인식을 갖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역민 누구나 자신이 필요한 통계를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이러한 ‘통계 대중화’를 꿈꾸며 취임 이후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호남지역 출생·사망, 물가 등 일상과 밀접한 주제의 기획보도를 꾸준히 제공해 시의성 있는 통계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이러한 통계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통계자료를 시각화한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해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데이터 이용센터, 통계 체험 센터 등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통계자료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호남지방통계청은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서 교육청과 협업해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따른 청소년 통계교실, 고등학생 대상 진로체험, 통계교육 소외지역 나눔교육 등 미래의 통계 이용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활 속 통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통계는 단순히 어려운 수학이 아니고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로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통계 대중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다면.
△ 호남지방통계청에서는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지역 고용정책 수립에 필요한 고용현황을 시군구단위까지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조사인 지역별고용조사를 실시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힘든 시기일수록 통계에 기반한 정책 판단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더욱 힘들어진 지금의 고용상황에서는 올바른 고용정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이 지역별고용조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렇기에 우리 호남청 고용통계 담당직원들은 정확한 통계생산을 위해 성실하고 헌신적인 태도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통계는 우리 직원들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정확한 응답과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정확한 통계생산이 우리 지역의 정책수립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시고, 통계청 직원이 조사를 위해 방문했을 때 따뜻한 미소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앞으로도 호남지방통계청은 우리지역에 정말로 필요한 통계가 무엇인지 고민해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통계를 생산·서비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프로필]
△1966년 대구출생
△영남대 통계학과 졸업
△한양대 경제학과 석사
△통계청 산업통계과장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
△통계청 조사기획과장
△통계개발원 연구기획실장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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