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
그 당시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의 파괴로 인해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있었다. 또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정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게 하는 등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심리적·물질적 피해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미야기 후쿠시마, 이와테 현을 비롯하여 인근 지역 주민 1만5890명이 숨지고 2589명이 실종됐다.
재앙은 그때로 그치지 않았다. 대재앙 이후 자살, 질병으로 인한 사망 등 지진 및 원자력발전소 파괴와 관련된 사망자만 2015년을 기준으로 3400여명에 이르렀다. 해일이 집어삼킨 땅 면적만 해도 561㎦였다.
피해는 땅에 국한되지 않았다. 해일 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2만1480㏊였고 피해를 입은 어선은 2만8600여척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그런데 잊혀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파괴의 후폭풍이 우리나라에 소환되고 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태평양에 30여년에 걸쳐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저장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이런 발표는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정당화시켜주는 구실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이는 예견돼 왔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이다. 사람이 걱정과 근심, 불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본능이다. 걱정, 근심, 불안의 심리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무엇인가를 조심하고 준비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본능인 걱정과 근심을 괴담으로 치부하는 것은 넌센스다. 이렇게 되면 논리적인 토론이 자리할 수 없다.
근거 없는 막연한 자신감과 기대, 추측과 먹방쇼, 선전선동을 동원해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괴담으로 몰아붙이며 마치 악마의 소리같이 취급하는 것이야말로 비과학적이다.
이번 국제원자력기구가 발표한 보고서는 한마디로 일본의 입맛에 맞는 양념으로 가득 채워진 보고서라고 생각한다.
보고서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일본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가 입버릇처럼 외치던 과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번 보고서가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내용에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내용과 배치된 것이 있다. IAEA가 친원자력 기구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도쿄전력이 계획하고 평가한 대로 처리된 물을 바다에 점진적으로 방출하는 것은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학적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인류는 이런 현상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후쿠시마 대지진 사태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파괴의 본질을 잊었는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파괴는 과학만능주의로 점철된 인간의 오만이 자연의 위대함에 맞서다 빚어낸 참사였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내린 결론이 완전하게 참이기 위해서는 반증 가능성이 전혀 없어야 한다.
‘까마귀는 검다’라는 명제가 참이기 위해서는 모든 까마귀가 검은색이어야 한다.
단 한 마리의 흰색 까마귀가 발견되면 ‘까마귀는 검다’라는 명제는 부정당한다. 과학의 목표는 현상을 설명하고 앞으로 발생할 일을 예측하는 것이다.
과학적 이론의 검증을 위해 모든 변수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지진과 해일을 예측하지 못해 파괴된 것으로부터 교훈을 배워야 한다.
자연에도 인간에도 어떤 자극에 견딜 수 있는 역치가 있다. 그 역치를 넘어서면 균형이 깨져 지구와 인간에게 병이 생긴다. 과학에는 한계가 있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광남일보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7.29 (수) 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