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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복 영화감독 |
위기다,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위기 아닌 적 없었지만 현재의 위기는 무겁고 오래 갈 것 같아 불길하다. 다들 말하기 쉽게 코로나 펜데믹으로 책임을 돌린다. 마치 중세 종교 이름을 팔아 마녀사냥을 자행하던 권력과 기득권 집단의 심리와 아주 닮았다.
코로나 펜데믹 영향과 무관하다는 말은 아니다. 어쩌면 위기 가운데 기회가 될 수 있는 현상 앞에서 근본 원인을 짚어보려는 고민과 노력 없이 안이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염려되어 하는 말이다. 삶의 활력이 되었고 마음의 치유와 위안이 되어왔던 문화 예술이 지속되어야 하기에 정부와 지자체, 예술인은 새로운 다짐으로 반전의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문화 예술의 활성화 대안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그리고 현장 중심에서 잔뼈가 굵은 야전 참모와 프로듀서와 연출 창작자에 관심과 시선을 갖기 권한다. 기존 제작방식과 시스템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향후 지속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생적인 문화 예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공연 문화와 예술 제작시스템을 위해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원 소스 멀티 유즈’는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마케팅 전력이다. 제작에 투자한 자금 회수의 장치이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문화 예술의 창작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필자가 2010년 극본을 쓴 ‘피그말리온의 사랑: 너의 기억을 나에게 주세요’ 12부작 한일합작 모바일 웹 드라마가 있다. 당시 한국에는 모바일 웹의 개념조차 없던 시기였다. 모바일 웹 드라마 효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2부작 방송드라마와 영화로 동시에 촬영했다. 모바일 웹 드라마 소스로 방송과 영화라는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진 것이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출연 배우들의 의상, 소품, 캐릭터 상품, 사진, 포스터까지도 온·오프라인 판매로 수익을 창출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이 드라마는 ‘2010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의 ‘디지털 콘텐츠 부문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같은 맥락에서 필자가 2023년 감독한 영화 ‘고인돌’이 있다. 화순군 고인돌을 배경으로 올 로케이션 촬영을 마친 작품으로 ‘제6회 울산단편영화제’ 수상을 했다. 영화 ‘고인돌’을 소스로 화순군 고인돌 유적지 고대사 체험, 상시 스크린 상영, 세미 가족 뮤지컬 공연, 동화 출판, 영화 주인공 사스미와 바우쩍의 3D 캐릭터 프린팅을 활용한 상품개발 등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지역 경제는 물론 장기적으로 화순군의 킬러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콜라보레이션’은 협업이라고도 불린다. 서로 다른 이미지가 합쳐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는 8월9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필자가 대본 작가로 참여한 오페라 ‘5·18 오페라로 기억하다’가 공연 예정이다. 정통 오페라에 영상과 연극과 무용의 각기 다른 이미지 장르가 만난 콜라보레이션이다.
문화와 예술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의식과 감성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창작자들은 대중들 보다 반 박자 빨리 대중의 기호를 간파하고 새롭고 실험적인 창작을 모색해야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원 소스 멀티 유즈’와 ‘콜라보레이션’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창작자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야전 참모이거나 사령관이다. 모든 문제도 현장에서 발생하고 해결책도 현장에 있다. 문화 예술 현장에서 한뎃잠을 자고 김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기획을 하고 투자를 받기 위해 신발이 닳도록 누비는 제작자, 연출자, 프로듀서에게 문화 예술의 길을 물었으면 한다. 그리 된다면, 광주와 전남의 문화 예술의 르네상스는 타 지역 보다 더 빨리 올 수 있음을 확신한다. 문화 예술은 탁상공론, 이론서 몇 권, 인터넷으로 터득한 얄팍한 정보로는 이해될 수 없는 분야이며 만들어질 수도 없다. 신선하고 말랑말랑하고 쫄깃쫄깃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야만 장기적으로 살아남고 지속가능한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지자체가 지원한 문화 예술 콘텐츠의 영상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다. 지자체 별 콘텐츠를 교환하면서 강당, 회의실, 노인정, 공터 등지에서 365일 순환상영으로 지역민에게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광남일보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7.29 (수) 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