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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
짜장면 시킨 자료를 모으면, 어디에서 짜장면을 많이 시키는 줄 알고, 어디에 짜장면 집 차리면 대박 나는 줄 알겠네. 뭐 이런 수다를 떨었다.
며칠 뒤 ‘데이터로 돈 버는 방법’이라는 4쪽짜리 설명서가 나왔다. 여러 사람이 붙어 나날이 설명서에 자료를 붙였고, 1년이 지나자 1조 원짜리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이란 거창한 기획서가 나왔다.
AI가 조류독감으로만 알려졌을 때 산업이 바뀔 거라며 침이 마르도록 설명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짜장면 시킨 걸로 뭔 돈이 돼? 미친놈들 아냐?’
5년 뒤 인공지능이란 말은 대한민국의 화두가 됐다. 사람들이 제 전문성에 인공지능이란 말을 약방에 감초처럼 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설계에 참여했음을 자랑했다.
세계의 석학들이 방문하고 싶은 작은 스마트 도시 설계는 여러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면서 무산됐고, 세계의 기업들이 활용하고 싶은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여러 예산가(?)들의 손을 타면서 쪼그라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데이터가 돈(산업)이 된다’는 사실을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한때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을 쳤다. 돈을 못 버니 가정이 무너지고 경제가 파탄이라며 정치권은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에서 새로 나온 ‘4깡통에 만원’하는 외국맥주를 앞에 두고 수다를 떨었다.
일자리를 가장 많이 만들 수 있는 건 뭘까? 자동차 산업 아니야? 자동차 산업은 돈 많은 대기업에서만 하는 거잖아. 대기업이 자동차 공장을 외국에 차리던 시절이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장을 차리면 어떨까? 뭐 이런 엉뚱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얼마 뒤 ‘많은 일자리 만드는 자동차 공장’이란 이름의 6쪽짜리 설명서가 나왔다.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독일의 자료가 붙었다.
선거와 맞물리면서 ‘광주형 일자리’라는 거창한 기획서가 나왔다. 돈이 말라 새 사업을 할 수 없던 시기였다. 많은 일자리 만들기를 설명했으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지방정부에서 자동차 공장을 운영해? 단군 이래 그런 일은 없었어. 미친 놈들 아냐?’
5년 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란 공장이 생겼다. 산업 연구자들은 이 사례를 들여다봤고, 산업 비평가(?)들은 불안과 걱정을 내놓았으며 미래 자동차 변화를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었고, 자동차와 크게 관계가 없는 ‘광주형들’도 일자리를 얻었다.
전기차와 미래차 분야는 공장 준공과 예산에 맞추느라 묻혔고, 복지 부분은 투자와 생산에 가려져 아쉬웠다. 그래도 광주형 일자리를 모델 삼아 ‘군산형 일자리’가 나오고, ‘상생형 일자리’를 만들려는 노력을 했다.
일자리란 화두가 사라져 정치권의 형들이 시들하기는 하지만.
외지에서 사람들이 오면 모시고 갈 관광지가 없다고, 50년 넘게 광주는 투덜거린다. 관광지가 없으니 고급 호텔이 없고, 잘 곳이 마땅찮으니 일 보고 밥만 먹고 광주를 뜬다고 불평만 늘어놓는다. 어느 날의 수다 주제였다.
누군가 프랑스 세느강 너비가 어떻고, 독일 라인강 수위가 어떻고 수다를 떨었다.
어, 영산강은? 나루터를 다섯 개쯤 만들자. 하나는 전라도 천년 미니어처와 숙박시설,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높은 놀이시설, 군사 훈련하는 VR(가상)을 만들어 일반인도 이용하게 하고, 꽃과 나무가 어우러지고 환경을 느끼게 하는 수목원, 쉼터를 겸비한 쇼핑몰, 그리고 영산강에 관광용 수소배를 띄우는 거야. 수소배 모델은 미래 산업을 이끌 수도 있고, 영산강 따라 광주전남 상생의 길도 열고!
이렇게 만들어진 ‘영산강 르레상스’ 프로젝트는 ‘영산강 Y벨트’란 이름으로 사업화가 되고 있다. 우리의 수다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수다는 이어진다. 수다는 잘만 떨면 수다에서 그치지 않고 설득이 된다.
정해진 날짜는 없지만 때때로 모여 어려운 현실과 답답한 미래를 뻥 뚫어내는 수다를 떤다.
언제부턴가 수다에 불문율이 생겼다. 옛날에 ‘내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자기 자랑 금지다. 소도 아니면서 되새김질하며 뱉어내는 트림 냄새를 서로 싫어하니까. 소뼈도 아닌데 과장하며 우려먹는 싱거운 국물은 맛이 없으니까.
뭐 가끔, 그때 땅을 사두지 못한 가난을 탓하기는 한다.
술자리에서 작년에 왔던 각설이 같은 푸념이나 뱉을 일 아니다.
크리스마스 때 틀어주는 ‘나 홀로 집에’처럼 똑같은 말만 할 일 아니다. 수십 년 된 공약으로 선거 치를 일도 아니다.
미래의 멋진 주제로 수다를 떨면 돈이 될 수도 있다. 몇몇의 잇속이 끼어들지 않고,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다라면!
광남일보 gn@gwangnam.co.kr 광남일보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7.29 (수) 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