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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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윤익 미술문화기획자

윤익 미술문화기획자
[문화산책] 지난 3주전부터 국내 전역에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해 오랜 가뭄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7월 중순부터 초중고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진정한 여름 휴가철이 되었다. 이제 긴 비가 그치면 국내 휴양지와 한철 장사라 불리는 여름의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넘쳐날 것이다. 이미 대학이 방학에 접어들며 외국으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공항에는 사람들이 가득한 풍경이 연일 방송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국외여행이 다시 재가동되어 국외여행업은 은근 과거의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언제부터인지 누구나 해외여행을 꿈꾸며 실제로 다녀오는 경험이 일상화 되고 있다.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일상에서의 탈출이다. 매일 보던 익숙한 풍경을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환경과 처음 경험하는 다양한 음식, 실생활의 문화, 건축물 등이 우리의 오감을 통해 기쁨을 전해준다. 적당한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이곳, 저곳을 동반자들과 다니면 함께하는 연대감이 친밀감으로 발전하여 인간관계에도 변화를 안겨준다. 가족, 연인 혹은 타인에 대해 더욱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여행은 문명과 교통수단이 발전하고 상업이 태동하던 시기에 다양한 지역과 국가 간의 교류가 발생하던 시기부터 존재한다.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은 이미 고대부터 각지의 이름난 절경, 유적, 명승지를 찾아다녔고, 종교적 이유로도 성지를 방문하였다고 한다. 유럽의 귀족층에서도 대화를 나누다보면 로마나 파리를 가보았는지 알게 되며 이로 인해 상대방의 교양과 문화적 수준을 판단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에도 자녀들의 여행에 선뜻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성향을 보아도 공감할 수 있다. 여행은 다소 비용을 치루더라도 자녀들에게 삶의 지표를 열어주는 중요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카이스캐너는 최근 한국·싱가포르·인도에서 3000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우리에게 흥미로운 결과를 공유하였다. 이를 통하여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먼저 한국인의 40%는 다음 휴가에 혼자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5~44세가 6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6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도 비교적 많은 응답자인 47%가 혼자 여행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인의 여행사랑은 여행객 절반 이상(54%)이 금전적 여유가 없더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답을 표하여, 다른 국가에 비하여 여행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 수 있었다.

한편 한국인들 중에는 계획했던 모든 여행을 마친 후에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다른 용도의 지출(35%)보다 한 번 더 여행을 떠나겠다(61%)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많은 한국인들이 현지 맛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유명하지 않은 새로운 여행지 방문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86%)고 답했다. 이는 쇼핑이나 유명관광지 방문보다는 특별한 현지문화의 경험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새로운 여행패턴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여가시간 및 일과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1세기에 돌입하며 우리는 과거 어느 시기보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행복한 삶이란 보람되고 즐겁고 자유로운 시간을 얼마나 많이 보냈는가에 기준할 수 있다. 이러한 행복을 결정하는 조건에는 직장, 종교, 건강, 사회민주화 등 외부요인이 10%이며, 삶의 주체인 개인의 안정적인 성격이 50%, 나머지는 재미있고 즐겁게 살아가려는 노력과 실행력이 40%라고 한다. 결국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외부적 요인보다 자신의 마음먹기에 행복한 시간의 유무가 제공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가장 빠르게 일상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다양한 감각의 행복감을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내기에는 여행이라는 수단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논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수필가, 평론가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에 있다”라고 언급했다. 어쩌면 우리는 외부를 향하는 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머나먼 미래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눈을 얻을지 모른다.

이처럼 여행은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배움을 안겨준다. 이제 우리나라도 빠른 시일에 남북통일이 되어 유럽인들처럼 자유롭게 자동차를 타고 서로의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여행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중국을 거쳐 튀르키예를 지나 그리스를 통과하여 프랑스와 북유럽을 여행하는 것이다. 인생은 짧고 보고 즐기고 싶은 것은 어느 시대에나 넘쳐나니 떠나고자 용기 있는 사람에게 여행은 너무도 흥미로운 시간일 것이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광남일보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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