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으로 민주주의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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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개헌으로 민주주의 꽃피우자

위인백 사)한국인권교육원 이사장

[광남시론] 국가의 최고 기본법인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의 원리를 짓밟고,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만 선포할 수 있는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의 친위쿠데타 내란으로 대한민국은 총체적 난국이다.

이 나라 주인인 국민을 졸로 보고 군부 독재정권, 왕정에나 있을 법한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수괴는 아직도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듯 내란을 부정하고 아직껏 버티고 있는데, 법치주의국가에서 공권력은 무엇을 하는지 한 달이 넘고 해가 바뀌도록 수괴를 체포도 못함으로 국민의 고통과 국가신용도가 말이 아니다.

우리가 누려온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은 결코 당연한 게 아니었다. 우리 국민은 가깝게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의 민주화를 역행한 학살 만행의 정권찬탈에 저항했던 5·18민중항쟁 정신에 이은 6.10민주항쟁으로 쟁취해 낸 제6공화국에서 40여년 간 쌓아 올린 민주주의를 윤석열이란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로 한순간에 잃어버릴 뻔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절박한 순간에 민주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위대한 시민들의 저항으로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신속하게 가결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억압받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한 마음 그지없다.

민주주의는 20세기 후반이 황금기였고, 21세기 민주주의가 그때보다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고, 여전히 민주주의가 가장 우월한 체제라는 견해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민주주의는 규범을 준수하지 않으면 이번처럼 언제든지 잘못이 되풀이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이나 정의를 보장하지 않고, 부패가 적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목소리를 내고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법으로 보장한다. 또한 민주주의는 자신이 싫어하는 정부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교체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다. 중국·러시아와 북한을 비롯한 그 어떤 권위주의 모델도 시민들에게 이런 권리를 허용하는 경우가 없다.

이번에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를 지켜보면서 민주주의는 군부 통치나 파시즘 같은 폭력적 체제에서뿐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에 의해서도 민주주의가 파괴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 교훈이 됐다.

대통령의 친위쿠데타에 따른 비상시국에 임한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투쟁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정치인들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드높이는 방안을 간구하고 있는지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살아온 입지전적인 궤적이나 탁월한 리더십을 존중해 마지않으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아직 젊으므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정치보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갈 새로운 공화국을 수립하여 난국을 타개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국헌을 준수하지 않고 내란을 획책한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는 국민의힘 여당이야 차치하고라도 탄핵정국에서 유불리를 따지고 최상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운운하며 다그치는 뉴스를 접하면서 이러다가 자칫 역풍을 맞지 않을까 조바심이 앞선다.

우리는 그동안 비상계엄과 대통령의 탄핵 사태 등을 거치면서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5·18민중항쟁과 6.10민주항쟁으로 수립한 제6공화국 헌법의 구조적 문제가 한계에 이르렀음을 알게 됐다.

제7공화국 수립은 지금이 적기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마련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기정사실이다. 그를 탄핵하지 못한다면 지금껏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를 포기해야 할 것이고, 이 나라의 민주·번영을 위해서 고심할 이유도 없다.

정치권은 재야의 비상시국회의를 비롯한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거나 나누는 정부형태의 개헌으로 정의로운 제7공화국을 수립해서 반민족적이고 비민주적인 양아치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민주주의를 꽃피워야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없을 것이다.

여당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말도 안 된 대통령의 내란에 부화뇌동이나 시대착오적인 언행으로 대통령을 지키려 하지 말고, 건전한 보수의 길을 걸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다. 국민이 지켜본 내란을 손바닥으로 언제까지 해를 가릴 것인가!

이 나라 주인은 국민이다. 정치인과 위정자들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면서 국태민안 가급인족의 나라를 구현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개헌을 촉구해야 민주주의가 꽃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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