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모습 부끄럽고 어이없어…시국 정상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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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대통령의 모습 부끄럽고 어이없어…시국 정상화 기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송정역…영장 집행되자 박수
쌓인 피로감·분노 표출…"이제 응당한 대가 치러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속이 다 시원합니다. 늦었지만 철저한 수사로 혼란했던 시국이 빨리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77년 헌정사상 최초로 임기 중 체포되자 광주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비상계엄으로 인해 1980년 5월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고, 1차 체포영장 집행 무산 등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분노에 시달렸던 시민들은 하루빨리 무너진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분열과 혼돈을 넘어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역사적인 변곡점이 되길 소망했다.

15일 오전 8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버스정류장.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 모두 핸드폰을 응시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등과 관련된 소식을 확인하며 지인과 ‘오늘은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버티려나’는 등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대형 TV가 설치된 버스터미널 내 대합실도 긴장감이 가득했다.

일부 시민들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체포영장 재집행 현장 상황을 응시했다.

긴박한 현장의 화면 속에 ‘관저 3차 저지선 철문 개방’, ‘윤 대통령 체포 임박’ 등의 속보 문구가 뜨자 박수를 치며 ‘드디어 끝났다’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후 오전 10시33분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긴장이 풀린 듯 안도의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이제 불안정한 시국이 빠른 시일 내 정리되길 바랐다.

김지훈씨(57)는 “계엄으로 국민을 공포와 혼란 속으로 빠트린 뒤에도 법을 무시하며 국격을 훼손했다”며 “앞으로 공수처는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답지 않은 추한 모습을 보여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이제 제대로 나라가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광산구 광주송정역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시민들은 뒤늦게라도 헌법 질서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체포 전 윤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에 ‘어이없다’며 분노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30대 조성민씨는 “계엄령 선포 후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더니 한 달 가까이 숨어서 버텼다. 이제는 ‘불법수사’라고 주장하는 게 너무 웃긴다”며 “본인이 수차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약속했듯이 더 이상 파렴치한 행동을 하지 말고 법적인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체포로 윤석열 대통령은 77년 헌정사상 최초로 임기 중 체포된 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내란을 일으킨 지 43일 만이다.

이날 경찰과 공수처는 오전 4시1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해 오전 10시33분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대통령경호처에 막혀 무산된 이후 12일만이며, 지난해 12월31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15일만이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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