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시즌 결산-하] 추락한 호랑이군단, 재도약 위한 로드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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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2025시즌 결산-하] 추락한 호랑이군단, 재도약 위한 로드맵은?

올 시즌 실책 123개로 최다…2년 연속 리그 최하위 머물러
박찬호·최형우·양현종 등 FA 6명 단속·외국인 계약 과제

박찬호.
양현종.
조상우.
제임스 네일.
‘디펜딩 챔피언’ KIA타이거즈의 올 시즌 추락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개막 전부터 KIA를 ‘절대 1강’으로 꼽았다. 사실상 지난해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대와 다른 경기력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당초 통합우승팀이 이듬해 5강에 들지 못한 사례가 드물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이래 6차례(양대 리그 시즌 제외)뿐이다. 첫 우승 다음 시즌인 1991년 6위로 떨어진 LG를 시작으로 1996년 OB(현 두산), 1998년 해태(현 KIA), 2005년 현대, 2010년 KIA, 2021년 NC 정도다.

특히 KIA는 올 시즌을 8위로 마감, 1995년 통합우승 후 1996년 8위로 떨어진 OB와 함께 최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2000년대 이후 우승 다음 시즌이면 크게 추락했던 징크스 역시 반복됐다. 2009년과 2017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그다음 시즌인 2010년, 2018년 부진하며 5위로 주저앉았다. 포스트시즌이 4강 체제였던 2010년에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5강 체제가 된 2018년에는 간신히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올해는 이마저도 실패했다.

KIA는 다음 시즌 재도약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먼저 수비다.

올 시즌 KIA의 실책은 123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146개로 실책 압도적 1위를 자치했던 것에 이은 불명예다. 비록 지난해에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과정에서 실책으로 발목을 잡는 경기가 많았다. 올해 또한 마찬가지다. 이기던 경기를 실책으로 허무하게 다시 내주는 상황이 자주 반복됐다. 일부 포지션에서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으나 전체적인 완성도가 무너진 게 크게 작용했다. 결국 내·외야 모두 본헤드 플레이가 터져 나오면서 마운드의 부담을 키웠고,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투·타 밸런스 회복에 앞서 실책 최소화가 선행돼야 한다.

내부 FA 단속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다.

KIA는 올 시즌 박찬호,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 이준영, 한승택 등 내부 FA가 6명이나 있다.

가장 주목되는 건 박찬호다. 그는 7년 연속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팀 수비의 핵심을 맡아왔다. 앞서 KBO가 2023년부터 시상하고 있는 수비상 유격수 부문에서는 2년 연속 수상하며 안정된 수비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또 2023년과 2024년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공격력 또한 과시했다. 올 시즌 역시 134경기 148안타 42타점 27도루 타율 0.287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풀타임 유격수인 그가 팀을 떠나면 수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박민, 김규성, 정현창 등 대안은 있으나 그의 자리를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올 시즌 팀 내 유일 규정 타석 3할을 기록한 최형우도 있다.

2023시즌 맹활약하며 1+1 비FA 계약을 한 그는 2024시즌에도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133경기애서 타율 0.307 OPS(출루율+장타율) 0.928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변수가 많은 팀 상황에서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서는 그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이외에 양현종, 이준영, 조상우 등 잡아야 할 자원들이 너무 많다. 현실적으로 모두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집토끼 단속에 집중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 과제도 관심이다.

제임스 네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는 역대 최고의 외인 투수라는 평가다. 2024년에는 26경기 149.1이닝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했고, 올해에는 27경기 164.1이닝 8승 4패 평균자책점 2.25의 호성적을 거뒀다.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면 더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투수다. 구단 입장에서도 네일과의 재계약을 원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만약 네일과의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아담 올려와의 재계약 역시 노려볼만하다. 올해 2선발로 뛰면서 26경기 149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2로 준수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다만 거포로 활약했던 패트릭 위즈덤과의 동행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재도약을 위해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KIA가 비시즌 완벽한 준비로 팬들에게 다시 기쁨을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송하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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