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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그러운 폭죽’ |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은 ‘색의 결, 획의 숨’이라는 타이틀로 한 김선두 작가의 기획초대전을 지난 12월 23일 개막, 오는 3월 22일까지 1∼4전시실에서 갖는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고향에 대한 기억과 남도의 자연 풍경에서 출발한 ‘남도 시리즈’를 포함해 ‘낮별’, ‘느린 풍경’, ‘지지 않는 꽃’, ‘아름다운 시절’ 등 그의 주요 연작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으며, 출품작은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작업한 작품 70점이다.
특히 대형 신작 ‘밤길’과 함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작품들을 다수 선보이며, 작가의 조형적 탐구와 회화적 실천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작가의 회화 핵심은 전통 한지인 장지 위에 동양화 분채와 안료를 혼합한 색을 수십 차례 반복해 쌓아 올리는 독자적인 장지 채색 기법이 꼽힌다. 장지는 색을 천천히 머금고 스며들게 하는 고유의 물성을 지니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색은 겹겹이 축적돼 깊은 결을 형성한다. 이처럼 중첩된 색의 층위는 단순한 색채의 반복을 넘어, 작가가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수행과 사유의 흔적, 곧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전시 제목 ‘색의 결, 획의 숨’은 이러한 조형적 특성을 함축하고 있다. 색은 시간을 머금은 결을 이루고, 획은 그 시간 속에서 남겨진 호흡과 움직임을 드러낸다. 이는 그의 회화의 핵심 미학으로, 전통 재료와 기법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동시대적 감각과 조형 언어로 확장해 온 작가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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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린 풍경-유정길’ |
| 전시장 입구와 천에 새긴 작가 모습 |
또 전시에는 ‘시와 그림’을 매개로 한 참여형 공간이 마련, 관람객이 작가의 문학적 감수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작가는 오랜 시간 문학인들과의 협업을 지속해온 가운데 “내게 시는 지난한 붓질의 이유이자 원동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회화는 남도의 땅을 걸으며 마주한 삶과 자연, 그 속에 깃든 정서를 ‘길’이라는 서사적 모티프로 풀어내는 한편, 관객은 작품을 따라가듯 감상하면서 수묵이 드러낸 길의 의미와 그 안에 담긴 삶의 정서를 천천히 탐색하게 된다.
| 전시 전경 |
작가는 1980년 일랑 이종상 화백에게 산수화와 장지 기법을 배우며 본격적인 작가 수업을 시작했고, 1984년 제7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계기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같은 고향 출신인 소설가 이청준과 30여 년에 걸친 깊은 예술적 교류를 이어왔으며,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는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았다. 아울러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화를 그리며 대중적 인지도 또한 확장해 왔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김선두 예술이 지닌 색의 결과 획의 숨을 고요히 경험하며, 남도 수묵의 정신이 오늘의 삶과 회화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자 기획됐다"면서, "지역 작가로서 자신만의 독창적 회화 언어를 구축해 온 김선두 작가의 작업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연구와 담론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오는 31일 아티스트 토크와 한국화 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03.04 (수) 15: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