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불가피"…치솟는 물가에 착한가격업소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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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인상 불가피"…치솟는 물가에 착한가격업소 ‘백기’

원재료비·인건비 상승 속도 가팔라…경영부담으로 이어져
지자체 지원만으로 유지 힘들어…체감 혜택 방안 모색 필요

#1 광주 동구에서 수년간 백반집을 운영해 온 50대 A씨는 최근 음식 가격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기존 5000원에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했지만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게 운영에 타격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고민 끝에 최근 1000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2 40대 B씨는 최근 식당을 찾는 단골 손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가격 올랐나요’라는 질문이다. 지난 2022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됐지만 인건비, 재료비 인상 등에 B씨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B씨는 “가격 인상을 두고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상황에서 나도 수고한 값은 있어야 했다. 가격을 올리는 내 마음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고물가 시대, 저렴한 가격으로 광주지역 서민의 든든한 밥 한 끼를 책임졌던 ‘착한가격업소’가 휘청이고 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가중되며 지자체의 지원만으로는 착한가격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2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착한가격업소는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처음 도입됐다.

지역 평균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기준을 충족한 영업자가 신청하면 적격 여부 평가·심사를 거쳐 선정되며, 유효기간은 2년이다.

광주지역에는 이날 기준 총 371개소(동구 50개소, 서구 65개소, 남구 63개소, 북구 106개소, 광산구 87개소) 등이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돼 있다.

고물가 시기 착한가격업소는 동일 업종 가게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며 지역 물가 안정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에 필수로 들어가는 야채 등 식재료 값 폭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업소가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3%)에 비해 0.6%p 높았다.

또 지난해 국산돼지 삼겹살 100g당 평균 소비자가격은 2642원으로, 전년(2500원) 대비 5.7% 상승했고, 목심(2343원→2453원), 갈비(1413원→1493원), 앞다리(1411원→1509원) 등 모든 부위가 오름세를 보였다.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가격업소들의 한숨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착한가격업소에 지정된 가게 업주 50대 C씨는 “가격을 1000원만 올려도 매출이 더 늘어난다. 하지만 가격은 절대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가는 걸 보면 뿌듯하지만 주재료부터 인건비까지 상승해 몇 년을 더 버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피력했다.

현재 착한가격업소는 종량제 봉투 지원,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지만, 살인적인 고물가 앞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건비도 해마다 오르지만 안 줄 수 없다. 버티고 있을 뿐이다”며 “지자체에서 혜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하다”며 “업주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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