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지배구조 전면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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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농협중앙회장 선거·지배구조 전면 손질

개혁위원회, 13개 과제 확정…독립이사·준법감시위 도입
조합장 출마 시 사퇴 의무화·퇴직자 재취업 제한 즉시 적용

농협개혁위원회가 중앙회장 선거제도부터 인사·지배구조, 경제사업 체계까지 전반을 손질하는 고강도 자체 개혁안을 내놨다. 조합장 출신의 중앙회장 출마 시 ‘직 사퇴 의무화’와 퇴직자 재취업 제한 강화 등 민감한 사안을 포함한 13개 과제를 확정했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농협 개혁 권고문’을 채택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월 외부 전문가 참여로 출범한 위원회는 약 두 달간 논의를 거쳐 선거·인사제도 개선, 책임경영·내부통제 강화, 경제사업 활성화 및 자금운용 투명성 제고 등 3개 부문 13개 개혁과제를 마련했다.

이번 권고안은 최근 정부의 농협 대상 합동 감사와 관련 법안 발의 등 외부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농협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위원회 내부에서도 강도 높은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협동조합의 자율성 훼손 우려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선거제도 개편이다. 현직 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사퇴를 의무화해 이해충돌을 차단하고, 조합장 50~100명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조합장추천제’는 폐지해 후보 진입 장벽을 낮춘다. 여기에 후보자 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 도입, 선거범죄 공소시효 연장 및 제재 강화 등도 포함해 금권선거 차단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중앙회장 선출 방식 개편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현행 조합장 직선제 유지 또는 이사회 호선제 전환을 주장하는 다수 의견과, 조합원 직선제 도입 및 중앙회장 무보수 명예직화를 요구하는 소수 의견이 맞서면서 권고안에는 부대의견 형태로 병기됐다.

인사제도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범농협 임원 선임 시 퇴직자 재취업 제한 기준을 강화하고 외부 추천 채널을 확대해 공정성을 높이도록 했다. 특히 중앙회 및 계열사 퇴직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인사의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기준은 권고안 채택 즉시 적용된다.

지배구조 개편도 병행된다. 독립이사제를 도입해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독립이사 비중을 전체의 3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안건 상정권 부여와 활동 내용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 전문가 중심의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경제사업 구조 역시 대대적인 재편 대상에 올랐다. 중앙회와 경제지주로 분산된 지도·지원 기능을 중앙회로 일원화하고, 경제지주 지역본부는 단계적으로 폐쇄해 조직 효율성을 높인다. 경제지주와 하나로유통 간 조직 통합을 통해 중복 기능을 정비하는 한편, 산지 유통시설 디지털화와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유통 구조 개선과 농가 소득 제고를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합 간 합병을 유도해 사업 규모화를 추진하고, 경영진단 대상도 하위 30%까지 확대해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관리하기로 했다.

이광범 위원장은 “이번 권고안은 농협이 농업인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과제가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즉시 추진 가능한 과제는 신속히 실행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정부·국회와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달 초까지 실행 로드맵과 이행 점검 체계를 마련하고, 상반기까지는 위원회가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이승홍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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