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인간행동과 삼각관계 그리고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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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시론]인간행동과 삼각관계 그리고 신뢰

배양자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연구한 학자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그 이론들이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생각을 바뀌게 하는데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인간존중사상, 민주주의의 발달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법 앞에 평등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빈곤, 질병, 무지, 노령 등으로 인한 사회문제에 국가가 개입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인간행동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 초창기에는 인간의 행동은 이미 어린 시절이나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정해져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생각이나 행동, 느끼는 모든 것의 의미와 목적 등 정신역동적인 힘은 이미 결정돼 있다는 정신결정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갈등이나 불안을 처리하기 위해 스스로 무의식적인 노력을 해 평정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기법이 부정, 억압, 반동형성 등의 방어기제를 발동한다고 했다.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의 국회 국정조사 과정을 통해 일부 인사들의 모르쇠의 언사들은 이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 같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모르쇠를 60번 이상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같은 말을 수 없이 반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정신집중을 하였을까 안타깝기도 했다. 혹여 안다는 말이 튀어 나올까바 노심초사 전전긍긍하였을 터….

이런 사람들에게는 본인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통찰하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어떤 이는 보는 사람이 불안할 정도로 호떡집에 불난 상황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도 있었다. 이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위기상황으로 인식은 하고 있으나 심리적 무방비 상태가 높아지면서 잃어가고 있는 감정의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이 비쳐지기도 했다.

또 어떤 이는 자신과 국민과의 관계에서의 문제를 제 3자를 끌어들여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삼각화 현상을 보이기도 하고 있다. 삼각화 현상은 보웬이라는 학자의 이론으로 좋은 관계일 때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위기상황, 나쁜 관계일 때는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할 수도 있는 현상을 말한다. 국정조사에 나온 그 누구 하나도 본인의 잘못, 책임이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모르쇠 혹은 제 3자로 인해 저지른 일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그럼 본인의 사고와 행동은 어디서 연유하여 이루어졌다는 말인지 비합리적 사고를 접할 수 있다. 오히려 국민들의 반감만 살 뿐이었다.

인간의 행동 연구 모델 중 인지행동모델에서 인간의 행동은 인간의 경험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인간의 인지능력이 발달한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인간은 매우 주관적인 존재로 개인마다 의미를 부여하는 주관적인 현실만 존재하고 있다. 왜곡된 인식이나 해석으로 인해 인간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 이론이 다른 사례에도 많이 적용되고 인간의 문제를 치유하는 모델로 적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작금의 사태들에서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인한 인지오류를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비합리적인 신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비합리적인 신념을 합리적인 신념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사안별 논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린 한 때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들에 우리의 꿈을 담아 한 표를 던졌던 적이 있다. 그들이 우리를 대신해 평등하고 민주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를 담아서 말이다. 혹자는 그들이 승리하는 날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그들은 행동으로 보여주게 된다. 그 행동을 보고 찬사를 보내기도 하고 지탄의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찬사를 보내는 쪽은 책임 있는 행동, 모범을 보이는 행동에서 찬사를 보낼 것이다.

며칠 전 한 탤런트가 소아암 환자를 돕겠다고 50살이 넘은 나이에도 링에 올라 이종격투기 시합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조금 더 경기가 진행되었다면 그는 실명위기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본래 의리의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의 온 몸으로 표현한 이타주의 정신은 혼미스러운 현실에 한줄기 소나기 같은 사연이었다. 탤런트도 공인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표로 선택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미지와 자신의 합리적 신념을 좇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표(꿈)가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경우 이제는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공약이나 선약으로 국민의 꿈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면 온몸을 바쳐서라도 이를 이뤄내는 모습(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세계인이 찬사를 보내주고 있는 성숙한 대한민국 호를 이끌어가고 있는 정치적, 행정적 공인들의 책임 있는 자세와 책임지는 행동을 모든 국민들은 바라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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