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그동안 버락 오바마가 지난 8년 간 공들여온 국제 협조주의가 이제 막을 내리는 분위기 이다. 다시 말해 냉전 종식후 국제사회가 점진적으로 합의 해온 자유무역과 국경개방, 협상을 통한 분쟁해결 등의 원칙들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아베는 공통적으로 민주적 절차 보다는 힘을 과시하는 이른바 ‘스트롱맨(Strong man) 리더쉽’의 대표자들 이다. 이들은 외부의 적을 통해 내부를 결속시키고 국제기구가 아닌 맨투맨 외교를 선호하며 민족주의 선동을 통해 대중들의 추종을 끌어 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동북아를 비롯한 국제정세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예측불허의 정글과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그 정글의 중심 한복판이 세계4대 강국으로 둘러쌓인 한반도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트럼프가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의 전화로 하나의 중국 정책이 폐기될 수 있음을 경고 한 것과 미국의 무역정책 책임자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보고 있는 반중(反中) 경제학자 나바로를 지명해 무역전쟁을 예고한 점이다.
이러한 미·중 갈등의 심화로 한국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력이 돌고래 정도는 된다고 보며 돌고래의 높은 지능으로 유리한 환경을 찾아 나가야 한다.
한편 미국의 국무부 부장관으로 유력한 트럼프의 외교책사 리처드 하스는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에서 대북(對北) 군사공격 이슈를 국제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군사공격 개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수록 북한을 긴장시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북핵과 관련해 4가지 선택을 제시했다.
첫째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처럼 사실상 핵을 인정하는 방법인데 이는 핵의 비확산 체제를 어기고 타 국가들의 연쇄 핵개발을 유발할 수 있다.
둘째 제재를 병행하는 추가적인 외교적 노력이다. 이것은 오바마 체제의 국제사회의 접근방식과 유사하며 아무런 진전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셋째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다. 이것은 핵무기 사용,확산이 임박한 상태에서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핵탄두 미사일을 미리 타격해 제거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넷째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이다. 이것은 임박한 위협이 없더라도 핵시설 등을 사전에 제거 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 도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북한은 선제타격의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의 대북정책이 협상을 통한 해결(peace by engagement)이라면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힘을 통한 해결(peace by strength)이 될 것이다.
트럼프체제 출범으로 우리 정부에서 대응해야 할 부분은 크게 3가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이다. 북한은 올해 한국과 미국의 정권교체기에 핵을 완성후 핵무기를 동결하고 미국과 평화협정 맺기를 원할 것이며 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이것은 한반도가 김정은의 의도대로 되는 것을 의미하며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이다. 미국입장에서 북핵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핵을 폐기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다른 방법으로는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손을 떼고 대신 중국에 북핵을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트럼프와 푸틴은 핵능력, 핵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동시에 주장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정책이 표류할 위험성도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사항은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인상문제와 한미 FTA 수정 가능성 등이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앞으로 한미관계를 공고하게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정부는 좌충우돌 하는 트럼프라는 어렵고도 낯선 숙제를 쉽게 풀어야 한다.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deal)을 보면 트럼프는 몸은 장비처럼 크지만 머리는 제갈량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사람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가 원하는 거래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축하고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싸워나가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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