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이제 국민은 제7공화국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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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시론]이제 국민은 제7공화국을 촉구하고 있다

위인백 (사)한국인권교육원장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인 촛불집회는 해를 넘겨 이 엄동설한에도 계속 타오르고 있다.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개탄하면서 박근혜-최순실게이트를 비롯한 모든 적폐를 청산하고 다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까지 박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사유화로 인한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에 대해 3번에 걸친 사과를 유체이탈의 견강부회로 민낯을 보이더니 새해벽두엔 기자간담회를 한답시고 또다시 변명으로 일관함으로써 국민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음을 간파하고 저런 양심을 가진 미급을 대통령으로 뽑았나 하면서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연인원 1000만명이 넘는 촛불집회를 통한 국민의 명령은 첫째가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자의 처벌이고, 그 다음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법률의 개정과 제정을 통해 부정과 비리, 불공정, 불평등의 모든 적폐를 청산해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제7공화국을 촉구하고 있다.

그동안 특검을 통해 정경유착을 비롯한 온갖 비리와 국정농단이 하나하나 밝혀짐으로써 국민의 분노가 이렇게 하늘을 치솟고 있는데 탄핵이 안 되겠는가? 이제 탄핵은 시간문제일 것이므로 공정한 정의사회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개혁의 일정이 정치권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올 때까지 촛불민심에 끌려 다니다가 이제 반전의 기회가 오자 잿밥에만 눈이 멀어 어떻게 하면 자기들이 집권할 수 있는가에 몰두하면서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안 없이 집권에 대한 유불리만 셈하고 있으니 다시 국민주도로 개혁의 핵심인 개헌에 대한 시기와 방법 등을 제시해야 한다.

제6공화국 헌법은 2004년 17대 국회부터 개헌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논의했으나 정치권의 당리당략으로 무산되어오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개헌안의 핵심인 권력구조에 대해 내각제와 대통령제의 장점을 아우르면서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통일을, 사회·경제 등 내정은 국회에서 선출한 총리가 책임지는 분권형대통령제가 우리의 현실정치에서 가장 합리적이라는 개헌안을 도출해낸바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공청회 등을 통해 수정보완하면 기간의 촉박 등은 문제될 것이 없다.

여기에 필자의 견해를 보충하자면 대통령의 피선거권을 현행 40세보다는 경륜 등을 감안해 50세로 올리면서 임기는 6년 단임으로 하고, 부통령제를 신설해 대통령유고시에는 보궐선거를 하지 말고 부통령으로 하여금 대통령의 잔여임기를 승계하도록 해 총선과의 주기를 맞춰가도록 했으면 한다.

그리고 중요한 지방분권형제도와 국가인권위원회의 헌법기구화를 신설함과 동시에 대통령자문기구를 폐지하고,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의 이중배상금지에 대한 기본권 문제 등을 관철해야 할 것이다.

개헌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촛불민심의 동력이 식기 전에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이 주체가 된 촛불민심의 방향대로 새로운 제7공화국의 헌법에 따라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모든 제도 등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촛불혁명을 완성하는 길이다.

개헌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제헌헌법 이후 9차례의 개헌을 했으나 개헌내용을 보면 독재자의 장기집권을 위하거나 쿠데타와 시민혁명에 의해서 단행됐다. 촛불에 의한 명예혁명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하기 전에는 개헌안을 의결할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의 임기문제가 따르므로 여러 대안을 찾아야 한다.

대안의 하나로 현국회의원의 임기를 보장해주면서 적폐청산과 새 총리를 선출하도록 하고, 대통령의 임기를 국회의원 임기에 맞춰 단축하거나 6년 단임으로 분권형 대통령제에 의한 대통령을 선출해 대선과 총선의 주기를 맞춰가는 제7공화국 헌법의 시행시기를 조절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개헌이 어렵지만 개헌은 시대정신이다. 권력이 집중돼 있는 헌법을 그대로 둔 채 대통령만 바꾼들 새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없다. 촛불집회는 어느 특정인에게 권력을 맡기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명예혁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국민은 새로운 대한민국 제7공화국을 세우기 위해서 촛불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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