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귀성인파 어떻게 달라졌을까?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에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1978년의 한 언론 보도에는 귀성인파를 50만으로 집계했고 교통수단은 철도,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작성됐다. 설날을 설레는 날로, 기업체가 종업원에게 유급휴가를 2~4일 준 것으로 표현했다. 1986년은 귀성인파가 200만으로 8년 만에 4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수단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일부 자가용 이용은 2만대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이때까지는 순수한 고향방문 귀성인파로 간주할 수 있다.
1995년의 귀성인파는 2800만명으로 1986년에 비하면 9년 만에 귀성인파가 14배 증가했으며 1978년에 비하면 56배가 늘어났다. 교통수단은 철도, 고속버스, 공항 등 대중교통수단 이용과 함께 도로공사가 집계한 수도권을 빠져나간 자가용은 85만대로 집계돼 1986년에 비해 43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7년 올해는 귀성인파를 3100만여명으로 추정해 전체 인구의 63% 정도가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80년 후반부터의 귀성인파는 순수 고향방문보다는 여행, 관광 목적의 이동이 더 많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설 연휴기간 교통수요조사에 따르면 ‘귀성하지 않겠다’가 56.4%로 나타났다. 귀성하지 않는 이유는 ‘거주지 근처에 부모나 친지가 거주하고 있어서’가 67.5% 나타났으며, 가족의 역귀성도 15.8%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철도, 항공사에서는 역귀성 시 이용요금의 40~60%의 할인요금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귀성인파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모습을 가늠해 보면 교통수단 이용방법의 변화, 자가용의 증가, 이동목적의 변화, 경제규모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아울러 설날에 대한 국민의 감정까지도 읽힐 수 있다. 1970~80년대 까지만 해도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보다 적을 때여서 객지에서 고생하다 모처럼 고향방문은 매우 설레는 날이다. 대가족이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해 정서적 공동체로서의 기능이 발휘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향방문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선물꾸러미를 장만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들이 1면 톱기사였다.
2017년 현재의 경우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보다 훨씬 많고 맞벌이 가구,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의 기능과 구조, 형태의 변화로 일가친척을 만나기보다는 자유로운 휴식을 취하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런 설날 풍속도의 변화에도 설날하면 떠오르는 의상은 한복이다. 지금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유아학교에서는 명절에 한복을 차려 입고 세배하는 모습을 가르치고 있다. 유아 시절에는 귀엽게 잘 입던 한복이 언젠가 부터는 거추장스러운 옷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옷 하면 양복형태의 평상복만 떠 올리게 된다. 우리 민족의 옷인 한복은 결혼식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만 입는 옷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옷에 대한 기본적이 이해 부족, 외세의 영향으로 우리 것에 대한 경시 경향도 한 몫 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민족이 있지만 전통의상을 가진 민족은 그리 많지 않다. 동남아 동북아 나라들에서도 한국의 한복, 중국의 치파오, 베트남의 아오자이, 일본의 기모노 정도이다. 이들 나라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전통 문화가 많이 잠식당했지만 전통의상에 대해서는 자국의 문화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현대적 패션과의 접목으로 전통의상의 생활화를 가능하게 했다.
몇 해 전 일본의 여성단체와 우리 지역의 여성계가 교류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일본 단체 중에는 기모노 바로 입기 운동을 하는 단체가 있었다. 그들은 옷 바르게 입기 동영상을 제작해 각급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소개를 들었다. 그들은 그들의 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꾸준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우리도 실생활에서 잘 못 느끼지만 인생주기마다 한복과 함께하고 있다. 태어나서 맨 처음 입는 배냇저고리, 한 돌에 입는 한복, 결혼식에 입는 한복, 생을 마감하며 관 속에 들어갈 때 입는 수의도 한복이다. 이 한복이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삶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각급학교의 교육과정에 한복에 대한 생활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한복의 생활의상화이다. 몇몇 브랜드에서 한복의 패션화에 일조를 하고 있지만 정책적 차원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설 명절 연휴기간에 나주시에서는 귀성객을 대상으로 한복을 입고 황포돛배를 타면 승선비 50%를 할인했다. 이용률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우리 옷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일조한 일이다. 이런 일에서부터 꾸준히 지속적인 실천들이 더 많이 이루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