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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자년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오프라인 병행이라는 새로운 지형이 만들어졌다. 사진은 광주비엔날레의 ‘메이투데이전’. |
코로나19로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야 했던 문화예술계의 자취들을 훑어본다.
△미술
올해 코로나19 여파 속 지역미술은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올 관람객 30만명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관람객은 4만9000여명에 그칠 정도로 코로나19 타격은 컸다.
또 ‘2020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애초 9월4일부터 11월29일까지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2월로 연기되는 상황을 맞았다.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발표 등과 관련해 주요 일정들에 공동감독인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와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가 함께 해야 했지만 발이 묶여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화상으로 간담회와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빛고을미술시장을 표방했던 ‘광주아트페어’(아트광주20)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상에서의 본전시를 열지 못한 채 온라인쇼로 대체돼 진행됐다. 광주아트페어는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비엔날레의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고품격 아트페어를 창설한다는 기조로 2010년 창설돼 현재에 이르고 있으나 창설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상에서 이뤄졌다.
이들 굵직한 간판 행사들 외에 눈에 띄는 전시로 평가받은 광주시립미술관의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과 광주비엔날레의 ‘MaytoDay’(메이투데이) 서울·광주전 등은 들쭉날쭉한 상황 속 미술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5·18기념재단과 공동 주최로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별이 된 사람들’전에는 세계적인 작가 쉴라 고우다(Sheela Gowda, 인도) 등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메이투데이전은 대만 타이베이와 서울, 독일 쾰른에서 선보였으며 현지 전시가 불발된 아르헨티나 전시까지 포함돼 지난 1년간의 특별 프로젝트의 자취를 좇을 수 있었다.
광주시미술대전은 개최 32년 동안 광주미술협회가 운영을 해왔으나, 올해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광주미협의 품을 벗어났다. 광주시미술대전과 함께 지역 대표적 미술대전으로 군림해온 무등미술대전은 기존 6월에 진행됐으나 올해는 지난 11월로 연기돼 진행됐다.
이밖에 12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창의도시로 지정된지 만 6년을 맞는 가운데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과 미디어아트플랫폼 등 관련 행사와 시설의 항구적 발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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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40주년을 맞아 제작된 뮤지컬 ‘광주’ |
현장성이 중시되는 공연예술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지난 8월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문화예술회관 등 지역 문화시설들이 문을 걸어 닫았다. 이에 따라 예정됐던 30여 개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고, 크고 작은 지역 문화예술 축제도 완전히 취소되거나 제한적으로 방문객들을 맞았다. 여기다 지역 예술단들은 코로나19의 기세에 따라 공연을 재개했다가 취소하는 등 1년 내 불확실한 스케줄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지난 3분기 동안 지역 내 연극 등 7개 분야의 개막 편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미만의 수준에 그쳤다. 공연을 연다고 해도 무관객으로 진행, 온라인 중계를 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침에 맞도록 객석에 제한을 두는 등의 제약이 따랐다.
이에 따라 예술단들은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인 ‘온택트’(Ontact)로 공연을 선보이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무대 실황을 중계하거나, 추후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는데, 전문적 장비·인력 부족으로 인한 낮은 품질의 영상콘텐츠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5·18 40주년을 맞아 기념작들이 선보였다. 창작뮤지컬 ‘광주’, 전남도립국악단 ‘봄날’, 문화전당에서 선보인 ‘나는 광주에 없었다’, 애꾸는 광대 ‘연극-그날의 약속’ 등 80년 5월을 기리는 공연이 줄을 이었다. 그 중 뮤지컬 ‘광주’는 서울·부산·전주 등 전국 투어를 진행, 총 1만4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여기다 ‘광주’는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가장 큰 행사인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연출상 등을 포함한 7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어, 1월에 공개되는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극계에서는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극단 ‘터’와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의 작품이 한국연극협회가 선정하는 베스트작품상에 선정되는 경사도 맞았다. 광주 대표로 전국무용제에 출전한 ‘에뚜왈발레단’이 금상을 수상, 열두 번째 대통령상을 가져오지는 못했으나 열연을 펼친 강은혜 무용수가 연기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한편 시립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오페라단의 ‘라보엠’, 시립극단의 ‘연극적 환상’ 등 광주시립예술단은 정기공연을 통해 연말공연에 목말랐던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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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민중항쟁 40주기 기념 ‘오월 걸개시화전’ 모습. |
올해 코로나19 속 광주문단은 5·18민중항쟁 40주년을 맞으면서 ‘오월문학제’와 걸개 200점이 국립5·18민주묘지에 내걸려 5월 영령들의 추모했던 ‘걸개 시화전’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또 1980년대 민족문학 운동의 독전관(督戰官)으로 불렸던 채광석 시인(1948~1987)의 ‘천장식’(遷葬式)이 지난 8월6일 거행됐다. 경기도 양평 자하연 팔당 묘원에 영면해 있었으나 민주유공자로 결정됨에 따라 이날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영원히 잠들게 된 것이다.
광주전남작가회의는 현 김완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집행부를 이끌 회장을 지목했다. 총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지난 15일 2차 총준위 결과, 회장에는 오랫동안 광주시단에서 활동해온 이지담 시인이 추대됐다. 2021년 1월23일 50명 미만으로 대면 정기 총회를 열어 확정할 복안이다.
제2회 조태일문학상은 시집 ‘붉은빛이 여전합니까’를 펴낸 전남 담양 출생 손택수 시인이 수상했으며, 제14회 김유정문학상은 단편소설 ‘우리는 어디까지 알까’(대산문화 2020 봄호)를 발표했던 구례 출신 정지아 소설가가 뽑혔다. 5·18문학상 본상에는 ‘은주의 영화’를 펴낸 소설가 공선옥씨가 차지했다.
올해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아시아의 달’이라는 타이틀로 아시아 문학 100년을 조명했으며, 아시아문학상에는 소설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를 발표한 방글라데시의 샤힌 아크타르에게 돌아갔다.
이에 앞서 제13대 광주문인협회장에 탁인석 회장이 지난 1월 취임하기도 했다. 이외에 부부가 나란히 첫 시집을 내는 등 출판물은 풍성했다. 판화전까지 열렸던 ‘5월시’의 동인집 7집 ‘깨끗한 새벽’이 나왔고, 정도상 소설가는 5·18을 모티브로 한 소설 ‘꽃잎처럼’을 발간했다. 박현우·이효복 시인 부부는 각각 31년과 44년만에 첫 개인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와 ‘나를 다 가져오지 못했다’를 펴냈다. 소설가 김현주씨는 산문 ‘네 번째 우려낸 찻물’을, 고재종 시인은 시 비평집 ‘시간의 말’을 선보이는 등 많은 문인들이 작품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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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태어나길 잘했어’ |
어려운 시국에도 불구하고 지역 영화계의 열정은 빛났던 한 해였다. 하반기 예정됐던 영화제 세 개가 취소없이 연달아 개최된 것. 그 첫 문은 개관 85주년을 맞은 광주극장이 열었다. 올해로 7회째 열린 광주극장 영화제에는 광주 근현대사를 함께한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로, 귀한 예술영화 상영은 물론 관객과 손 간판 그리기 등 알찬 이벤트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제11회 광주여성영화제’는 다시 길을 낸다는 의미를 담은 ‘ZERO’(再路)를 주제로 열렸다. 인권·노동문제·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52편의 영화로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이어 ‘광주독립영화제’도 영화 팬들을 만났다. 지난 4~7일 열린 영화제는 5·18 40주기를 기념하는 개막작 ‘좋은 빛 좋은 공기’를 선정했고, 광주 감독들이 만든 ‘오월영화’ 여섯 편을 나란히 상영하면서 광주정신을 스크린에 기렸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지역 감독들에게 ‘창작지원금’을 후원, 영화 제작 여건을 개선하는데도 힘을 보탰다.
독립예술영화 상영관인 광주독립영화관은 올해 총 110여 편의 작품을 상영, 예술영화 마니아들을 맞았다. ‘개관 2주년 토크’, ‘5·18 40주기 특별전’, ‘독립영화신작전’, ‘광주영화사발굴전’, 코로나19 극복 하반기 ‘독립영화극장전’ 등 다채로운 기획전을 열어 척박한 지역 영화계에 숨통을 틔어줬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박세라 기자 sera0631@gwangnam.co.k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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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3 (금) 20: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