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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With Corona)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할 수 없으니 이제 백신 접종을 늘리는 등의 방역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와 공존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간 각국의 코로나19 정책이 신규 확진자 억제에 맞춰져 있었으나 앞으로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역 전략을 전환하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사회적으로 중대한 질병으로 취급하기 보다 감기와 같은 일상적인 질병으로 여기겠다는 뜻이다. 이는 높은 백신 접종에 따른 자신감에서 나온 전략이기도 하다.
영국이 맨 처음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이후 싱가포르,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 주요 국가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7월 19일 봉쇄 조치 전면해제를 발표한 데 이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의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했다.
덴마크 정부도 지난 10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한 제한 조치를 사실상 모두 해제했다.
싱가포르의 위드 코로나 사례는 최근 KBS방송의 ‘특파원 리포트’로 방영돼 관심을 끌었다.
이 방송의 내용은 이렇다. 싱가포르는 지난 8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싱가포르 2차 백신 접종률은 82%를 넘었다. 그런데 8월까지 100명 아래였던 하루 확진자가 9월 들어 계속 늘어나 1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걱정하지 않는다. 확진자는 늘어났지만 중증환자나 사망자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상황은 ‘백신을 80%나 맞았는데, 확진자가 사상 최대’ 가 아니고, ‘백신을 80%나 맞았더니 사망자는 거의 없어’가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시를 봉쇄하거나 상점 문을 닫을 계획이 없다. 일부 방역 규제 완화의 속도를 조절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정부는 10월 말까지 국민 70%를 2차 접종까지 끝내는 목표를 정해 놓았다.
정은경 청장의 말처럼 성인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려면 11월 말쯤은 돼야 위드코로나를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드 코로나에서 중요한 것은 확진자 수가 아니라 치명률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7월 한 달간의 치명률이 0.19%까지 떨어졌다. 전 세계 코로나 치명률의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를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로 나누면, 백신 미접종자의 사망률은 0.42%인 반면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의 치명률은 0.01%이다. 무려 40배의 차이가 난다.
이 통계만 보면 우리나라에서 백신 접종을 2번 다 마친 사람의 치명률은 독감의 치명률(0.1%)보다도 10배나 더 낮다.
추석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2천 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심각하다. 하지만 추석 전까지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받는 등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위중증 환자 발생은 되레 줄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자료를 보면, 지난 24일 현재 사용 중인 중환자 전담치료 병상은 512병상으로 지난달 23일에 견줘 69병상 줄었다. 위중증 환자 수도 309명으로 지난달 넷째 주 평균 417명에 견줘 26%가량 감소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에 맞춰 ‘단계적 일상 회복’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아니라 치명률을 유행 규모 판단 지표로 삼고, 이를 확진자 수처럼 매일 발표하는 게 아니라 1주일 등으로 간격을 두거나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었을 때만 발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계절 독감으로 연간 사망자가 1500~2500명 정도 인데, 코로나19 역시 신규 확진자가 7500명 정도 나와도 치명률을 0.05~0.1%로만 관리하면 사망자 수가 비슷하게 나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달 확진자의 치명률은 0.29%였다.
2차까지의 백신 접종률을 더 높게 끌어올리면 치명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매일 매일 백신 접종률이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위드 코로나 세상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여균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