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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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초대석]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

AI페퍼스 광주 연고지 유치 일등공신… 배구 붐 조성 ‘구슬땀’
광주배구인 페퍼저축은행 1인 1계좌 만들기 운동 등 상생발전
내년 실업팀·유소년팀 창단·여고부 이전 등 저변 확대에 최선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이 “스포츠메카 도시 광주에서 시민들이 프로배구를 직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배구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편집자 주]

한국 프로배구 V리그 최초의 호남 구단이자 7번째 여자프로배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의 ‘AI페퍼스’가 지난 10월 19일 2021-2022 V리그 광주 홈 개막전을 갖고 역사적인 첫걸음에 나섰다. 15년 만에 광주를 연고로 하는 동계스포츠 종목의 등장이다. 덕분에 150만 광주시민들은 켜켜이 쌓아왔던 동계스포츠에 대한 갈증을 AI페퍼스의 홈구장인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마음껏 풀어내고 있다. 이처럼 광주시민들이 배구의 향연에 빠질 수 있는 것은 광주시민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AI페퍼스 광주 연고지 유치의 일등공신인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광주배구 저변 확대를 위한 복안 등을 들어봤다.



-동계스포츠 불모지였던 광주에서 V리그 여자부 경기가 열리고 있다. 소감은

△야구, 축구에 이어 세 번째로 프로스포츠 종목인 여자배구 경기를 직관할 수 있고,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쓴 스타 플레이어 선수들을 광주·전남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다. 이 모든 것은 150만 광주시민분들의 강한 열망과 체육인의 은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광주 연고지 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한 배구인들과 이용섭 시장님을 비롯해 조인철 문화경제부시장, 김준영 문화관광체육실장,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 정순애 광주시의회 부의장,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등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AI페퍼스 광주 연고지 유치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과정은 어땠나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성사된 일은 결코 아니다. 지역의 배구 원로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했고, 지난 2019년에 개최한 ‘여자프로구배구 광주 초청경기’가 커다란 계기가 됐다.

당시 한일 관계로 여자프로배구단이 매년 실시하던 일본 전지훈련을 취소하자 배구 붐 조성과 시민들에게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여자프로배구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4개 구단 초청경기를 마련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앞장선 시민들을 위로하고 자축하는 의미도 담았다.

대회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대회 기간 6000여 명(일일 평균 2000여 명)의 관중이 몰렸고 KOVO 임원들과 4개 팀 단장, 사무국장, 감독, 코치, 선수들이 광주의 뜨거운 배구 열기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후 이용섭 광주시장과 4개 프로여자배구단 단장과의 간담회가 마련됐고, 단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KGC인삼공사 전삼식 단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광주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 창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팀 창단 의향이 있는 기업과 접촉하기 위해 강원도 등 전국 각지로 뛰어다녔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다행히 페퍼저축은행이 7구단 창단 의지를 보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보고했다. 이후 광주시 공동유치단을 꾸렸고, 이용섭 시장을 비롯해 광주시배구협회, 국회의원, 대학교수들까지 유치추진단을 구성해 전방위로 유치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수도권에 영업망을 두고 있는 금융회사로, 창단 준비 단계부터 연고지로 성남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나중에는 부천시와 세종시까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4파전 양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공동연고지’ 제안이라는 열린 자세와 함께 프로배구단 2군을 만들겠다는 적극성으로 페퍼저축은행 장매튜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월드리그 국제배구 경기를 치를 정도로 뛰어난 경기장과 보조경기장 마련 등 우수한 인프라도 후한 점수를 얻었다. 전남·전북 뿐만 아니라 제주도, 경남·경북 등 5개 배구협회 회장들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광주 연고지 유치에 같은 목소리를 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AI페퍼스 광주 연고지 유치로 얻게 될 기대효과는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광주 배구발전 기부금 1억원과 매년 유소년 지원금 8000만원을 받게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매년 광주지역 유소년 육성지원금 6000만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받는다.

먼저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받은 기부금(1억원)으로 남·여 초등학교 배구팀을 하나씩 창단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남자팀(문정초)만 있는 동부지역에는 여자팀을, 여자팀(치평초)만 있는 서부지역에는 남자팀을 새로 꾸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년체전 광주지역 선발예선전을 치러 이전보다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다. 초등학교 팀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중학교, 고등학교팀의 선수층이 더욱 두터워진다. 실력도 이전보다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수요가 늘어나면 학교팀을 더 늘려갈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광주체고 배구부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

체육고는 우수한 내신점수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장점이 있지만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배구선수의 꿈을 갖고 있는 이들은 배구전용 사립고로 진학해서 진로를 설계하는 것이 옳다. 사립인 배구명문 전주 선명여고와 서울 일신여상 등 성공사례를 미뤄볼 때 공립학교에서의 배구부 운영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전국 17개 시·도 체육고에서 배구부를 육성하고 있는 곳은 광주뿐이다. 다른 지역 체육고는 개인·특기 종목 위주로 지도하고 있다.

이에 배구부를 사립학교로 옮겨 다른 시·도 못지않게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배출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행히 고등학교는 A학교재단 측과 공감대가 형성됐다. 20억여 원을 투입해 배구전용체육관을 신축하기로 광주시교육청 등과 합의도 마친 상태다.

현재 KOVO에서 운영 중인 조선대 학생클럽은 남자부로 운영할 계획이다. 페퍼저축은행에서 지원하는 유소년클럽은 여자부로 구성해 운영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와 국제심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배구의 메카였던 광주배구의 옛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



-광주 배구 저변 확대를 위한 광주시청 실업팀 창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당초 9월 30일 AI페퍼스 창단식과 함께 여자2군 실업팀 창단 소식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등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내년 상반기 창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측에 제안서를 보냈고 합의도 마쳤다. 선수 11명, 버스 및 숙소 제공 등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예산은 아직 조율 중이다.



-내년 1월 23일 광주에서 최초로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14개 남·녀 프로팀 스타들을 광주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이 모든 것은 광주·전남 배구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달 19일 AI페퍼스 광주개막전 KGC인삼공사전 입장권 티켓이 5분 만에 매진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아울러 전국 케이블 가구 1.29%, 전체 가구 1.2%의 시청률로, 프로배구 설립 이후 최고의 시청률과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너무 감사하다.



-광주에 둥지를 튼 페퍼저축은행과 상생도 중요할 듯하다.

△‘광주배구인 페퍼저축은행 1인 1계좌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에서 AI페퍼스 광주연고지 유치·창단 기념으로 ‘배구사랑 회전정기예금’ 출시에 적극 동참하고 양 측의 돈독한 관계 형성을 위해 추진 중이다. 목표 금액은 20억원이고, 현재 14억원 가량 예치를 마쳤다. 연말까지 배구인들과 십시일반 해서 목표액을 모두 채울 생각이다.

아울러 AI페퍼스가 광주에서 완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광주시에 숙소 부지조성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할 생각이다. AI페퍼스도 현재 용인한화연수원을 임대해서 활용하고 있다. AI페퍼스의 영원한 광주 연고를 위해 노력하겠다.



-협회장 임기 내 공약으로 내건 ‘생활체육전국대회 유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 광주배구협회에서는 2019년부터 문화체육부관광기 전국배구대회를 5년간 광주 연고 유치해 진행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2년 연속 중단되는 아픔이 있었다. 내년에 코로나19가 잠식되면 곧바로 대회를 개최할 생각이다. 아울러 한전사장기 전국 배구대회에서 장애인 좌식배구도 함께 어울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대회를 개최하고 싶은 희망을 품고 있다.



-향후 목표나 꼭 이루고자 하는 사항

△ 내년이 되면 한전남자배구단이 경기도 수원시와 체결했던 연고지 계약이 만료된다.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한국전력 광주연고 유치를 꼭 이루고 싶다. 아울러 내년에 프로배구 코보컵 대회를 광주로 유치해 명실상부한 광주배구 부흥을 이루고 싶다.



-끝으로 광주시민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배구인으로서 스포츠메카 도시 광주에서 프로배구를 직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배구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어렵게 첫걸음을 내디딘 여자프로배구팀을 통해 광주지역 경제, 문화, 관광분야 활성화가 이뤄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시민들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고, 더 많이 배구장으로 오셔서 그 함성이 무등산까지 퍼져나가길 소망해 본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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