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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곳티스트 이우광씨는 “파곳 선율은 멜랑꼴리하면서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뭐라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들다. 명랑함, 묵직함 등 각각의 연주를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명료한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연주자가 몸에 기대거나 목에 걸고 연주하는 이 악기는 악기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리드를 꼽아야 한다. 그렇게 내는 소리는 특유의 낮고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명쾌한 음색이다. 이는 곧 교향악단이 탄탄한 앙상블을 선사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인 셈이다.
파곳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처럼 흔치가 않다. 단풍나무를 이용해 만들고 제작 기간이 길어 다른 악기들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입문하기 어려운 악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크 시대 헨델과 바흐, 비발디는 파곳 연주곡을 다수 내놨다. 낭만시대 모차르트는 바이올린이나 플루트에 비해 곡 수는 많지 않지만 파곳 연주곡을 작곡했다. 그만큼 그 시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악기였던 것이다.
이런 파곳을 꾸준히 연주하는 이가 있다. 이우광 광주시립교향악단 수석은 광주에 몇 안되는 파곳 연주자다.
지난해에는 10년 만에 파곳 독주회를 열며 그동안 켜켜이 쌓아온 기량을 선보인 것은 물론, 파곳이 주인공인 독주회 형태의 무대를 보기 힘든 지역에서 문화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최근 광주 북구 연제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성악가라 할 만큼 목소리에 깊고 큰 울림이 담겨 있었다. 파곳 연주로 다져진 호흡 때문일 터다.
파곳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장흥 출신이라고 했다. 음악과의 첫 만남은 중학교 때 광주로 이사를 오면서 간 학교에서였다. 음악 선생님이 치는 피아노 소리가 가슴에 팍 꽂힌 거다. 그 때 복도에 울려 퍼진 곡은 작곡가 폴 드 세느빌이 태어난 딸을 위해 작곡한 ‘아들린을 위한 발라드’였다. 그는 그때부터 음악실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그에게 이때의 경험은 그의 유년 시절에 상당히 강렬하게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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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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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에서 지휘를 하고 있는 이우광씨. |
콘트라베이스는 너무 커서 다른 악기를 찾던 중 음악 선생님의 권유로 눈을 돌리게 됐다. 콘트라베이스처럼 목관악기이자 낮지만 다른 음색을 내는 파곳에 매료돼서다. 당시 광주에서는 파곳 연주자가 귀해서 시립교향악단이 예비 단원을 뽑아 함께 연주하던 시기였다.
그렇게 파곳 연주에 매달릴 무렵, 그는 시립교향악단의 예비단원 기회를 잡게 되면서 오케스트라에 합류해 매일 8시간씩 연주에 매진했다.
“그저 파곳 소리가 좋고, 음악이 좋아서 연주자의 길을 걷게 된 거죠. 국내외 클래식계 어떤 연주자가 있는지, 오케스트라가 뭔지도 모를 때예요. 열정이 가득했었죠.”
그는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결국 서울대에 붙었고, 연주자로 시야를 넓히기 위해 폴란드로 떠나 국립쇼팽음악원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시립교향악단에는 1988년에 들어가 햇수로 34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파곳 수석으로 광주 시민들에 다채로운 클래식을 들려주고 있다.
연주자를 넘어 지휘에도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불가리아 소피아음악원에서 지휘를 연구,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에 카메레타 콜레기움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탄탄한 레퍼토리로 주옥같은 클래식을 무대에 올렸고, 이후 전남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이자 지휘자로 아이들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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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광씨가 독주회에서 파곳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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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파곳은 모던 악기예요. 바로크 시대 파곳은 지금과는 좀 달라요. 누르는 키가 없어 가볍고 리코더처럼 구멍이 있었죠. 악기는 좀 달라졌지만, 당시의 음악을 그대로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바로크 시대 템포가 정확한 점이나 낭만에 와서는 플렉시블해지는 점 등이 그것이죠. 그 시대 음악이 있는 거라 여겨 변형을 시킨다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현대에 맞게 바꾸기 보다는 원형 그대로를 살려 연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갖가지 문헌과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선보인 독주회를 기점으로 앞으로 파곳 선율을 자주 들려줄 계획이다. 올해 그는 독주회 뿐만 아니라 오보에, 파곳, 피아노와 트리오를, 콰르텟과 퀸텟으로 무대를 선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파곳 독주회에서 12명으로 구성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를 준비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가 추구해온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 들려주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했다.
“파곳 선율은 멜랑꼴리하면서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뭐라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들죠.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르듯, 연주곡도 다 다릅니다. 명랑함, 묵직함 등 각각의 연주를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명료한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7.27 (월) 1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