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오승재 대학배구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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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초대석]오승재 대학배구연맹 회장

"힘차고 튼튼한 대학배구 만들겠다"
대학심판 강습회·전력분석원 교육 등 폭넓은 진로 선택 제공
대회 비디오 판독·여자부 리그 활성화…신뢰성·경쟁력 확보
재정 확보·저변 확대 등 온 힘…임기 내 북한과 교류전 목표

오승재 대학배구연맹 회장이 “코로나 등으로 계획한 사업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지난 4월 개막한 남·여 U-리그와 여름 방학 중 열릴 무안대회, 고성대회를 잘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오승재 제7대 대학배구연맹 회장(62)의 배구 열정은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뜨겁다. 오 회장의 배구 인연은 중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포 영흥중학교 재학시절 배구부의 훈련 모습을 보고 배구에 매료된 그는 2012~2013년 전남배구협회 회장직을 시작으로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의 배구 사랑은 계속된다. 2016 한국여자배구대표팀 리우올림픽 예선전 단장, 2015~2017년 한국9인제 배구연맹회장을 역임했으며 2016년 리우올림픽 예선전 단장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 세계여자예선전 단장, 대한배구협회 부회장 등을 맡으며 대한민국 배구 발전의 최일선에서 힘써 왔다.

광주·전남에서 기업(㈜동양환경·㈜영산산업개발 대표)을 경영하면서도 ‘배구 사랑’을 전국에 퍼트리고 있는 오 회장을 만나 대학배구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미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17년부터 대학배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소회는

△전임 오한남 회장에 이어 대학배구를 반석에 올리고자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했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부족한 것도 많았다. 2020년 임기를 마친 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서 취임 당시 약속한 목표를 이뤄내려면 임기가 짧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에 확진자가 급증, 유·무형의 막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추진하고자 했던 각종 사업이 모두 중단됐다. 2020 bbq배 전국대학배구 무안대회를 진행하던 도중 확진자가 급증한 탓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 모임과 행사 전면 금지), 대회가 도중에 중단되는 등 전무후무한 일도 있었다.

이에 4년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미진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해 재선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대학배구연맹 등 많은 분들로부터 한 번 더 맡아달라는 열망도 있었다. 남은 기간 확실한 성과를 남길수록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학배구연맹이 한국 배구계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을 설명해 달라.

△대학배구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연결하여주는 한국 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한 엘리트 선수들이 U-리그, 연맹 주최 대회 등을 통해 많은 경기 경험과 선의의 경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일선의 지도자들이 연구하고 지도하고 있다.

대학은 프로 팀과는 다른 열정, 순수함이 있다. 각 학교 체육관에서 진행하는 U-리그는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한다. 선수들이 애교심을 갖고 응원하러 온 학교 동기, 동문 들을 하나로 단결시킨다.



-취임 이후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회장이 되어 보니 대학 선수들을 위한 사업이 필요해 보였다. 대학 선수들 가운데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모두 프로에 가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위해 폭넓은 진로 선택의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더욱이 배구에는 지도자,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심판, 전력분석원 등 보이지 않은 이들도 함께하는 스포츠다.

이에 대학 선수들이 졸업할 때까지 심판 A급 자격을 취득하도록 매년 대학 심판강습회를 개최, 많은 선수에게 심판자격 취득의 기회를 주고 있다. 연맹도 졸업 후 심판활동을 하는 인원을 대학 시합의 심판으로 초빙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전력분석원 발굴 육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을 통해 학교별 전력분석원으로 배치한 뒤 이들이 프로팀 전력분석원으로 스카우트 되는 등 취업의 기회를 확대했다.

현장에서의 반응도 좋다. 연맹이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들은 대학리그 일정에 맞춰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습과 교육을 병행해 효율성이 높다.

앞으로 선수들이 심판, 전력분석원뿐만 아니라 재활 및 스포츠 마사지사 혹은 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진로를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우수 선수를 양성하는 것도 연맹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선수들은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프로 혹은 국가대표로 도약할 수 있다. 이에 대학 선수들 가운데 우수한 선수를 선발, 중국 일본 파키스탄 몽골 등 5개국을 초청, 남녀대학배구 국제대회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외국 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도모했다.

대학연맹이 구성하는 한국 대학 연합팀을 구성, 서일본의 대학 선발팀들이 진행하는 서일본배구5학연남자선발대항전에 매년 참가했다. 일본의 스포츠 문화 등을 접하고 배울 수 있고, 경기 수준도 매우 높아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였다.

아쉽게도 현재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추후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면 재개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매년 대학의 지도자 2명을 유럽으로 파견해 선진 배구를 접하고 연구하도록 할 예정이다.

각국의 선진 배구를 연구한 결과물을 우리 대학 선수들에게 접목하고 지도해 한국배구가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매년 장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장학생은 대학 선수 중 실력이 뛰어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선수를 우선해 선정한다.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비디오 판독 도입이다. 어떤 취지에서 진행했나.

△사실 대학 팀들과 심판 간에 불신이 심했다. 어떤 스포츠든 판정에 대한 불만은 있다고 판단했고, 이를 해소하고 심판과 팀 간의 신뢰를 다지기 위해 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 비디오판독을 도입했다.

2019년 대학배구연맹이 주최한 7월 인제대회와 8월 해남대회에서 처음으로 비디오 판독이 시행됐다. 예산이 문제가 됐지만, 비디오판독으로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지는 큰 효과를 거뒀다.

비디오 판독 기술은 도입 초기보다 더 많은 케이스를 판독하고 더 정확한 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매년 발전하고 있다.



-여자부 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임기 중 여자대학부 리그를 개최하게 된 것을 가장 뜻깊게 생각한다. 그동안 여자배구에 대한 열정은 뜨겁지만 많은 소외를 받아왔다. 선수 대다수가 프로나 실업팀으로 진출하지 못했고, 연맹이 주최하는 일부 대회만 출전하다 보니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적었다.

여대부 리그는 2020년에 4개 팀으로 시작해, 현재는 경북의 경일대학교 배구팀이 창단돼 총 5개 팀이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재기할 기회가 생겨 만족한다.



-앞으로 대학배구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

△열악한 환경의 배구선수들을 지원하거나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한국대학배구연맹은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영리단체가 아닌 비영리단체다. 때문에 살림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해 재정을 충족해나갈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

다행히 bbq치킨 윤홍근 회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정식 스폰서 계약을 맺은 점은 고무적이지만, 타이틀 스폰서 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배구가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다. 특히 초·중·고 일선 학교들의 배구 인기가 급격히 시들해지고 있다.

실제로 A초등학교 배구팀의 선수는 많아야 10명이고 대부분 6~7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 중에서도 배구를 포기하려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부상, 과도한 경쟁 등으로 운동을 꺼리는 분위기로 신규 선수를 모집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자연스레 선수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프로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V리그 모든 프로팀은 전력 보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얇은 선수층으로 후보 선수 물색조차 여의치 않게 되자 실력이 낮은 실업리그로 눈길을 돌려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지금과 같은 모양새가 매년 반복된다면 한국 배구는 경쟁력 상실 및 하향 평준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배구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 한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현안사업이 있다면.

△북한의 대학 팀과 교류전을 추진하고 싶다. 주변의 모든 상황을 배제하고 경기에만 몰두하는 것이 스포츠정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북한과 교류전을 통해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열정과 패기를 보여줄 자리를 만들고 싶다.

특히 대학배구 및 한국배구 발전을 위해서는 프로2부 리그가 꼭 필요하다. 프로팀들이 2부리그를 운영해 더 많은 대학선수가 프로팀에 입단할 수 있었으면 한다. 프로2군팀이 생기면 비시즌에 프로 2군팀과 실업팀, 대학 6강 팀이 스토브리그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여러 나라에서 경험을 쌓고 새로운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 도입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맹 회장으로서 올해 추진할 사업에 대해서 들려달라

△올해는 계획한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계획한 사업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지난 4월 16일 개막한 남·여 U-리그와 여름방학 중 개최할 예정인 무안대회, 고성대회를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연맹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개인 사업에도 열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던데.

△2000년 1월 전남 무안에 ㈜동양환경을 설립했다. 이후 국내 폐기물 분야에서 ‘친환경 선두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왔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소각폐기물 중간처리, 매립폐기물 선별 등 각 분야에서 얻은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 폐기물 분야 기술력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225여 억원 매출액을 올렸다. 직원 수는 현재 85명이다.

최근에는 버려지는 LNG 냉열을 활용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현재 광주 수완지구 연구소에서 시험가동 중이다.

이는 모빌리티 기술 고도화, 빅데이터 생성·분석, 심층학습(딥러닝) 등이 고도화되면서 많이 들어선 데이터센터 운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로 데이터센터는 설립할 때 뿐만 아니라 서버 운영에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

특히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의 30~40%가 서버를 냉각시키는 데 사용된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냉각에 필요한 전기량과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세계최초로 LNG 냉열을 적극적으로 활용, 데이터센터 서버 냉각에 사용되는 최대 50%의 전기 비용이 절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LNG 인수 기지가 있는 해외 각 지역에서도 가능한 사업이어서 향후 사업화에 따라 수익성과 발전 전망이 무척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전문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도전, 글로벌한 기업 경영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순환 자원의 품질을 자랑하는 친환경 선두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 오승재 대학배구연맹 회장은…

△목포문태고등학교 졸업 △조선대학교 체육학과 석사학위 △전남배구협회 회장 △한국9인제 배구연맹회장 △리우·도쿄올림픽 예선전 단장 △대한민국배구협회 부회장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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