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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북한이 핵관련 신규개발을 중단할 경우,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은 트럼프의 과거 2019년 베트남 하노이회담의 입장에서 급격하게 벗어나는 것으로 과거 트럼프 재임중 특별히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의견을 대폭수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 하면 북핵문제를 6개월 이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할 정도로 북한으로부터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의욕이 매우 높다. 현재까지 밝혀진 트럼프의 구상중 하나는 대북경제 제재등을 해제하는 댓가로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신규무기개발을 중단하도록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북한이 약속을 지킬수 있도록 검증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트럼프는 북핵문제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 북핵동결과 경제재건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보다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제안이야말로 현실적인 접근방식이라고 본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전 세계와 한반도의 통일안보와 경제분야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변동은 첫째, 트럼프 공약집 ‘어젠다 47’에 기재된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비용 일부를 나토(NATO)에 전가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방식으로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과 새로운 분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트럼프는 주한미군철수를 언급하며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배로 인상한 50억달러를 제시할 것이다. 이것은 상대를 마구 흔드는 트럼프의 전술로, 힘을 이용한 억지로 인해 한반도 안보는 단기적으로 불안정해 질 것이다.
셋째, 북한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재개하며 트럼프 원맨쇼 외교가 시작될 것이다.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담판이라기 보다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미디어 행사로 인식하는 것 같다. 트럼프는 북핵위협을 줄이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주장하여 노벨평화상을 의식하며 북한을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만들어 중국에 대항시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이 타이밍에 한반도 통일은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 넷째,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되면서 미국의 수출비중이 커지며 무역적자가 크다는 이유로 한국이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력사태와 관련한 내란선동협의, 기밀문서 유출, 자산가격 조작 등의 혐의로 형사 기소되었고, 여러건의 민사재판도 진행되는등 심각한 사법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트럼프가 당내 도전과 사법리스크로 인해 낙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필자의 견해로, 김정은은 핵능력 강화를 통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를 가지고 자신과 ‘브로맨스‘(Bromance)를 보였던 트럼프가 집권하기를 바라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재등장은 북핵동결과 경제재건 그리고 북·미수교를 통해 한반도 통일의 기초를 만들어 평화 전도사로 변신할 것이며, 한민족 모두가 바라는 통일의 메신저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안보와 경제분야의 복합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브레이크 없이 처음부터 폭주할지 모르는 트럼프를 지금부터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