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과 열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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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존재감과 열등감

최총명 상담학박사(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최총명 상담학박사(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광남시론] 요즘 뉴스나 신문을 통해 정치권에 대한 이야기들과 이슈들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들 이합집산(離合集散), 합종연횡(合縱連衡 )에 정신이 없는 모양새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위하여 탈당, 창당, 제 3지대 연합, 공천 등에 대한 모임을 부산하게 하고 있다. 이런 정치권의 상황을 보고 있으니 심리학자이자 의사인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의 책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Study of organ inferiority and its psychical compensation: a contribution to clinical medicine, 1917)라는 책이 떠올랐다.

아들러는 열등감에 대한 책에서 열등감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열등감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경우 발동하게 된다’라고 기술하며, ‘사회가 계층적인 경우-경쟁적인 경우-더 자주 느낀다’라고 하였다. 아들러는 이런 열등감을 ‘동기부여, 자기 성장의 동력, 기회(이른바 will to power; 권력에의 의지)’라고 정의 하기도 하였으나 동시에 ‘인간을 진보하게 하기도, 위축되게 하기도 하는 기제’라고 하였다.

필자는 현재 한국 정치 뉴스를 보면서 아들러의 열등감이 딱 떠오르면서 동시에 정치인들이 부정적인 존재감을 뽐내고자 하는 욕구가 동시에 느껴졌다.

열등감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이 글을 보는 독자들도 몇 명의 사람들이 떠오를 수 있다. 꼭 그들이 정치인이 아니고 주변의 누군가 일 수도 있고 내 가족, 자신일 수도 있다. 우선 열등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끊임없이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한다. 또한 자신의 상태가 이렇게 된 것이 스스로에게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너 때문에, 상황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라고 하는 탓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이렇게 억울하고 화가 난 이유가 100% 외부에서 기인하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인정받고자 하며 이해받고자 하는 목적으로 타인에게 하소연하게 된다.

또 다른 열등감의 특징은 이타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썩 괜찮은 사람이거나 타인에게 좋은 행동을 하거나 좋은 해결책을 주려고 하지만 실제 본질은 이기주의적인 것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스스로의 욕구,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자 하는 자신의 강렬한 욕구에서 기인하여-타인에 대한 돌봄은 없고- 실천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 열등감의 특성을 잘 기억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정치로 돌아와보자.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에게서 존재감이 느껴지는지 아니면 ‘존재감을 뽐내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는 열등감=부정적 존재감’이 느껴지는지 말이다. 본질적인 존재감은 내 스스로도 충분히 역할을 해내고 있고 자신이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하는지, 내 자리가 어디인지 판단하고 ‘상대방의 반응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정치인들은 정치 구조상 투표로서 ‘평가’받고 ‘존재감을 인정받는다’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존재감’에 대한 유연한 정의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 부정적인 존재감을 뽐내게 되는 길로만 달릴 수 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 1908-1970)는 ‘자신의 상태-자기 존재감-에서 결핍(deficiency)을 느꼈을 때 그것이 성장동기(metaneed)가 되어 자기 욕구를 충족하려 노력하고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시도하기도 하며, 그것이 자기 초월을 이루게 한다’고 주장하였다.

위의 주장들을 보더라도 정치인들이 열등감(inferiority, deficiency)을 느끼는 것은 성장을 위하여 좋은 요인임에 틀림 없다. 그것이 정치인으로써 자신이 존재감을 자각하고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돌아보고, 발전하기 위하여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게 할 것이다.

또한 이 열등감(inferiority, deficiency)은 정치인으로써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하게 하는 동기가 충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열등감(inferiority, deficiency)을 잘못 인식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 지금 대한민국 정치 상황처럼 ‘부정적인 존재감’으로 작동하게 되어, 마치 ‘흥! 내가 없어도 너가 잘되나 보자, 내가 얼마나 능력있고 괜찮은 사람인지 몰랐지’라고 티를 내고 토라진 모습으로 보일 수 있고, 이들끼리 모여 이타심을 발휘하는 것처럼 국민을 위하여 그런다지만 자신의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이기적인 모습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우리는 진짜 존재감을 가진 리더와 열등감을 가진 리더를 잘 구분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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