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지재주 광주 동구 학운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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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람사는 이야기] 지재주 광주 동구 학운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사

"복지도 하나의 세일즈…온정 나누는 행복 전도사"
2020년 7월부터 학운동 행정복지센터서 근무
머리 아닌 가슴으로 취약계층 ‘구석구석’ 발굴
촬영법 재능기부로 어르신 황혼사진작가 만들어

지재주 광주 동구 학운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사
지재주 광주 동구 학운동 사회복지사의 하루 일과는 ‘오늘도 소외된 이웃과 함께’라는 기도와 함께 시작한다.

2013년부터 동구청에서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한 그는 ‘복지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발품을 판다.

소외된 이웃을 만나는 게 주요 업무인 그는 주민과의 만남 후 “주변에 어려운 사람은 또 없나요?’라고 꼭 물어본다.

지재주 사회복지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살피면서 특히 폐지를 줍는 어르신, 어려운 소외계층의 근황이 궁금하다”며 “미쳐 알지 못하는 이들을 발굴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큰 보람이다”고 웃는다.

2020년 7월 학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는 그동안 ‘따뜻한 학운동’을 만들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헌신했다.

마을 복지회관인 동구 ‘무꽃동 마을사랑채’에서 주민의 편익과 복리 증진, 취약계층 발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인가구와 홀몸세대 어르신들에게 사진 촬영법을 교육하고 있는 지재주 사회복지사.


그가 만든 대표적인 게 ‘따뜻한 밥상 찰밥데이’와 ‘찰칵! 황혼의 사진 작가’ 프로그램.

2021년부터 지금까지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따뜻한 밥상 찰밥데이’는 지 복지사와 학운동 행정복지센터 직원, 10명 봉사단으로 구성된 ‘정(情) 어벤져스’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매월 첫째·셋째 주 목요일을 찰밥데이로 정하고 1인 가구 200명에게 찰밥 도시락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이제 학운동만의 브랜드로 상품화되고 있고 밑반찬 지원 사업 등으로 확대 진화되고 있다.

매일 봉사자가 마을사랑채 공유부엌에서 80개의 찰밥 도시락을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 찰밥을 바자회를 열어 판매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바자회에 참석한 지역기관 등은 그의 노력에 감동해 후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청심병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0만원의 후원금을 쾌척하고 있으며 약손한의원, 광일교회, 신림교회도 100만원씩 3년간 기부를 했다.

앞서 지난해 9~10월 열린 ‘학운동 찰밥데이 후원 바자회’에서 찰밥도시락을 팔아 1300만원의 후원금을 적립했다.

지 복지사는 또 취약계층 발굴, 사업 등을 운영하는데도 적극적이다.

학운동 전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30% 이상이 독거 어르신 가구인 점을 분석,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과 함께 가정을 방문해 이들의 고민거리를 청취했다. 그 결과 어르신 대다수가 또래문화가 없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때부터 그는 어르신들이 마을공동체 속에서 이웃과 어울리면서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오곡 찰밥과 나물 등 밑반찬을 만들고 있는 지재주 복지사와 봉사자들.


동구 학운동 행정복지센터와 학운동 지사협 위원들이 논의 끝에 지난해 60~80대 독거어르신의 무료한 일상에 활력을 주기 위해 맞춤형 문화예술 활동 프로그램인 ‘찰칵! 황혼의 사진 작가’를 운영하기로 했다.

수업은 사진·영상학을 전공한 그가 매주 목요일 3시간씩 어르신들에게 사진의 구도, 빛 방향 등 휴대전화 사진 촬영법을 교육시키는 재능기부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수강생들은 휴대전화로 학운동에 자리한 증심사, 의재미술관, 우제길미술관 등을 비롯해 양파를 말리는 장면, 꽃·하늘 등의 사진을 찍은 뒤 매일 단톡방에 올린 뒤 서로의 사진을 확인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는 “일반세대와 은둔세대 간 돌봄체계 구축과 일상 회복 프로그램·캠페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착실하게 수업을 받은 어르신들이 신체적 불편함을 뒤로하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어르신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봄·여름·가을·겨울 등 사계절을 기록하고자 했다”며 “당시 학운동 모습, 동네 이야기 등이 담긴 사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장면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듬해 전시할 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그는 학운동에 있는 개인 카페를 포함해 전시할 수 있는 10여곳을 샅샅이 돌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정중한 거절’이었다. 특히 프랜차이즈점은 본사 인테리어 매뉴얼을 지켜야 해서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전을 포기할 무렵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점주의 도움을 받아 사진전시회를 열 수 있었다.

대다수 주민들은 사회복지사가 사진전을 개최하는 점을 낯설게 느꼈다.

그는 처음에는 서투르고 막연하다고 여긴 어르신들의 사진이 기록화돼 친구, 지인, 주민들의 추억,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자 성취감과 재미를 느꼈다는 주변 소식을 들으며 뿌듯함이 배로 늘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학운동 공용주차장에서 열린 ‘동절기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봉사자와 함께 식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해 양념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재료를 구입해 새우젓·무·양파·갓 등 20가지 재료를 배합해 재료비를 절약하는 데 일조했다. 또 취약계층 500세대에게 김장김치 5㎏씩을 무료로 제공하고, 2종 세트(김치 2㎏·찰밥 300g)를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지역 아동복지시설에 따뜻함을 전달했다.

특히 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매트, 이불 등을 구입해 나눠줬다.

사업 확대보다는 복지의 기본인 식(食)을 내세워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고독사 방지를 목표로 학운동을 곳곳을 누비고 있는 그는 “‘복지도 하나의 세일즈’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업에 공감을 해야 한다”며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좋은 사람과 하느님의 도움으로 가능했으며, 이와 같은 활동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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