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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 |
동백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붉은색의 꽃이 아니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꽃을 동백꽃으로 부른다. 봄의 기운이 완연한 산하는 동백(생강나무)꽃도 지고, 벚나무 꽃이 상춘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김유정의 동백꽃은 사춘기 남녀의 풋풋한 감정을 담고 있다. 다만, 좋아하는 사춘기 남녀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소설의 한 부분을 보면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했다”는 부분에서 ‘알싸한’은 생강 냄새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를 개동백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소설에서 동백꽃은 연 노란빛이 아련한 생강나무다.
김유정의 동백꽃 소설 얘기의 시작은 봄날에 생강나무를 본 벗 1이 ‘저게 산수유야’, ‘아니야 저 나무는 동백나무야’라며 부딪힌 벗들 때문이다.
동백과 생강나무는 이름은 다르지만 같다. 둘은 자신의 얘기만 들어보라고 한다. 얘기하다 상대방과 소통이 되지 않을 때 답답함을 느낀다. 그럴 때면 목소리가 커지며 다툼이 인다.
그러한 상황이 되었을 때 상대방의 언어를 잘 듣고 의도를 파악하면 소통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전달하다 보니 갈등이 증폭된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불통의 대상은 자식이다. 자식은 원칙에 맞지 않다고 부모를 꼰대 취급한다. 얘기를 들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앞세우기 일쑤다.
부모와 자식은 사소한 것으로 언쟁을 한다.
개그맨 이옥주는 미국에서 살고 있다. 학교에서 귀가하는 딸 아이의 짧은 바지가 눈에 거슬린다. 옥주가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향해 “바지가 너무 짧지 않니?”하자 딸은 “엄마 전 이게 문제라고 생각지 않아요”라고 답한다.
엄마는 미용사 일을 준비하는 딸의 손톱도 길어 머리를 감겨 줄 때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딸아이는 적당한 길이라고 한다. 선생님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옥주는 고등학교 시절에 중요시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은 학업이지 짧은 옷차림과 긴 손톱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자식은 요즘에 우리의 문화와 스타일인데 엄마의 시시콜콜한 간섭이 싫다. 인생을 살아본 사람은 이옥주가 맞다.
가족과 대화 시 감정이 이성을 앞선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성장기에 있는 자식과 한바탕 입씨름 전쟁을 하면 에너지가 바닥이다.
이에 부모는 끊임없이 소통의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다. 경청은 기울어질 경(傾)과 들을 청(聽)이다. 이는 나의 마음, 생각, 감정을 비우고 상대방의 마음, 생각, 감정을 듣기 위해 몸을 상대 쪽으로 기울이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부모교육을 위한 ‘자녀권리를 존중하며 놀이하는 부모’를 보면 1, 2, 3 법칙 실천이 있다. 자녀와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분 말하고 2분 이상 들어주고, 3분 이상 맞장구치며 하는 대화다.
이는 말하는 것은 짧게 상대방의 언어를 듣는 것을 최대한 신경 쓰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내려놓은 연습하는 자는 경청의 자세가 돼 있디.
인생을 살면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쉽지 않다. 그런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존경받는 방법이 경청이다. 기업이 기술과 운도 중요하지만 조직 구성원과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항상 귀를 열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1, 2, 3 법칙을 실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아기부터 아이와 대화는 성년이 되면 경청의 자세가 습관이 돼 건강한 대화를 형성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리더의 경청 자세는 중요하다.
철학자 한병철은 ‘타자의 추방’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는 “경청은 타자를 말하기로 초대하고, 타자가 그의 다름을 드러내도록 풀어준다. 경청은 타자가 자유롭게 말하는 공명의 공간이다”며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언어를 줄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통에서 제일 어려운 상대는 자식이다. 너무 가까워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경청의 자세를 놓치지 않나 싶다. 오늘부터라도 소통의 1, 2, 3 법칙을 실천해보자. 1분 말하고 2분 이상 들어주고, 3분 이상 맞장구를 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