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규훈 약샘한의원 원장 |
이 죽지 않는 사람들은 이 럭낵섬에서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한다. 걸리버가 죽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부러워하자 이들이 죽지 않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얘기를 해준다.
내용은 ‘이들의 젊음과 건강과 힘이 영원하지 않는다. 각 나이에 따른 삶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데 90세가 됐을 때의 삶은 다음과 같다. 아흔 살이 되면 이도 빠지고 머리카락도 없어진다. 맛도 모르면서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먹는다. 병에 걸리기도 하는 데 좋아지지도 않고 나빠지지도 않은 채 그 증상이 계속된다. 서로 얘기를 하고 있어도 친구나 친형제 이름까지 잊어 버린다. 책을 읽는다 해도 기억력이 떨어져 한 문장도 제대로 다 읽지 못한다’ 등이다.
걸리버는 이 얘기를 듣고 더 이상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 중에는 영원히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장수를 하는 사람들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늘어나게 됐다. 그리고 우리는 럭넥섬의 사람들 중 드물게 나타났던 죽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보였던 증상을 아주 흔하게 보게 됐다.
바로 치매라는 병이다.
치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뇌의 만성적인 진행성 변성 질환으로 기억 장애, 기타 지적 기능의 상실이 일어나는 임상 증후군이다. ‘만성적이다. 진행성이다’라는 의미는 쉽지 않은 질환이라는 의미이다.
증상은 기억력, 언어 기능, 정보 이해, 공간 기능, 판단력 및 주의력 등의 인식 능력이 저하된다. 문제 해결, 감정 통제 어려움을 느끼고 인격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인은 3가지 정도로 본다.
첫째 혈관성 치매이다. 뇌혈관 장애로 치매가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중풍이 오고 나서 중풍으로 인해 뇌가 손상이 된 경우 보이는 유형이다.
생각이 느려지고 보폭이 작고 느린 걸음걸이가 되고 신체 말단의 경직이 나타난다. 주의 기능, 집행 기능, 소근육 운동 기능 등의 수행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특징을 보인다.
둘째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신경세포에 신경섬유 매듭이 나타나고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축적돼 기억력의 점진적인 퇴행이 일어나면서 지적 기능이 상실된다.
이는 파킨슨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 저하와 함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부족해지며 대화 능력, 사고력이 저하되고 심해지면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셋째 루이소체 치매이다.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이며 집중력, 실행 능력, 시공간 능력부터 손상되는 인지 기능의 저하가 특징이다. 환시, 망상 등의 증상이 흔하며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보행의 어려움, 자세의 불안정성, 렘수면 행동 장애, 낙상 혹은 실신, 일시적 의식 소실, 자율신경계 이상 등의 증상도 있을 수 있다.
양방 치료는 주로 도네페질, 메만틴 등의 약물을 처방한다.
치매와 관련된 한방 치료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약 치료이다. 기본적으로는 치매 증상의 한의학적 원인, 환자 개인의 체질에 따라 다양하게 처방할 수 있다.
망상(피해망상의 경우 다른 사람이 나를 협박하거나 위협을 가한다고 생각해 사고가 나기도 함 ), 환각, 비정상적인 반복 행동, 과도한 감동이나 무감각한 감정, 사회 통념상 지켜야 할 행동을 지키지 못하는 것, 자주 초조해지거나 공격성을 보임, 과민, 불안정, 우울, 다행감, 기분의 들뜸,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가족을 깨우거나 다른 일을 하는 행동,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고 밥을 먹고 나서 또 밥을 달라고 하는 등의 식습관 변화 등의 행동심리증상에는 억간산이 많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다음으로 인지 기능의 상실이 많이 나타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에는 반하백출천마탕이 유효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둘째 침 치료도 유효한 경우가 많다. 주로 사용하는 혈자리들은 백회, 사신총, 풍지, 신정 등이라고 한다.
장수가 복인지 어떤 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장수하는 경우에는 치매가 따라오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양방 치료도 필요하겠지만 한방 치료도 같이 겸하면 치매 증상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매일 조금씩 변해 가는 누군가를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한의약으로 도움을 받으시기를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