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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
그러니 학교에 ‘돈’이란 과목을 만들어야 한다. 거창한 경제나 무역은 학자와 기업에서 연구하고, 아이들이 용돈의 수입과 지출, 나눠 적기(분기)를 해봐야 한다.
돈을 어려운 경제로 가르치면 돈 벌기가 어려워진다.
가진 사람들이 일부러 그렇게 했을까? 내가 먹는 일, 취미, 교통비, 책값, 학원비에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 저축은 얼마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알게 되면 조절을 하고, 돈 버는 부모의 고생도 느낀다.
100만 원쯤 줘서 아이가 스스로 돈 불리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면 좋다. 이른바 투자 교육이다.
투자는 기업의 성공 가능성과 경제의 흐름을 알아챌 수 있고, 미래 산업도 공부하게 된다. 여유가 없으면 가상투자 방식을 골라도 된다.
내 아이가 값진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관찰’ 과목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 관찰과 사건 관찰을 몸에 익혀야 한다. 관찰은 관심을 갖게 하고, 관심은 스스로 찾아 배우게 한다. 관찰이 몸에 익으면 점쟁이처럼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 점쟁이보다 더 잘 맞출 거라 믿는다.
관찰이 생각을 품게 하고, 사회의 움직임을 알게 한다. 보지도 듣지도 않으면서 거저 얻으려는 심보는 남의 생각을 훔치게 만든다.
생각 없이 그저 주어진 대로만 살면 바라는 열매가 아니라 엉뚱한 결과에 이른다. 어른들의 정치와 사회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더 뛰어난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면 ‘칭찬’이란 과목을 만들어야 한다.
생명은 다 아름답고, 아름다움은 사랑이다. 사랑은 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칭찬에서 나오고, 칭찬이 돈을 만든다.
사람을 처음 사귈 때 칭찬으로 시작하지, 욕하면서 시작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잘 모르지만, 남의 마음을 살 때도 칭찬을 하지, 비난을 하지는 않는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착각을 하는데, 다정해야 살아남는다. 다정함은 친절이고, 친절은 칭찬에서 시작된다. 잘난 척 하면 사람이 떠나지만 칭찬은 사람을 끌어당긴다. 혼자만 잘 살려고 하면 외톨이가 되지만 칭찬은 서로 돕게 만든다.
내 아이가 사람들에게 존경받기를 바라는가? ‘겸손’이란 과목이 필요하다.
거만하면 상대와 다퉈야 하지만, 겸손하면 상대의 힘과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겸손하면 잘난 체하는 사람을 금방 알 수 있고, 나를 도울 사람인지 밀어낼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상대의 실력도 가늠할 수 있고, 좋고 나쁨을 알아챌 수 있어서 사람 보는 눈이 생긴다.
내 아이가 많이 알기를 바란다면 ‘질문’이란 과목을 만들어야 한다.
물으면 앎이 쌓인다. 목표가 뚜렷해지고, 방향을 제대로 잡는다. 질문은 새로움을 얻고, 앎을 나눠 함께 잘살게 만든다.
질문을 하면 ‘어떻게 살 것인가’로 애가심(고민)하지 않고, ‘누구랑 살 것인가’로 즐거워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로 무리하지 않고, ‘누구랑 갈 것인가’로 들뜬다. 좋은 질문은 깨달음을 얻게도 하고, 돈을 벌게도 하고, 전쟁을 막기도 한다.
으레 ‘아이가 원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한다. 그렇다면 ‘발표’란 과목을 만들어야한다.
발표는 스스로 무엇을 잘하는지 살피고, 어떻게 말해야 설득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아무리 숙맥이더라도 좋아하는 일은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한다. 수집해 정리된 정보는 스스로 분석하고, 부족하면 묻는다. 마침내 내 것으로 만들고 삶에 적용한다.
세종대왕이 ‘제 뜻을 잘 표현하라’고 한글을 만들었다. 제 뜻을 중2도 알아먹기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제 뜻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면 막무가내 정치인처럼 되고 만다.
아이들만 그러겠는가? 어른들도 지금부터라도 돈과 관찰, 칭찬과 겸손, 질문과 발표를 익혀야 한다. 아이뿐 아니라 나를 키우는 과목으로 정하고, 날마다 배우고 익혀서 잘 먹고 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