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는 날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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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예술가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는 날 되길

[문화리뷰] ‘예술의 날’ 허공의 메아리 돼서야
유명무실한 날로 예술가들 대다수 외면 현실
창작공간서 기억되지 못해…기념하기는 한계

지역 문화예술계는 15일이 예술의 날이지만 기념식 등 관련 행사없이 지나치기 일쑤다. 유명무실한 날이나 마찬가지여서 실질적으로‘ 예술의 날’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열린 광주시립미술관의 ‘찬미와 탐미’전 개막식 모습.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아무도 알지 못하고 예술가 누구도 수긍할 수 없는 ‘예술의 날’이라는 게 있다. 캘린더를 보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존재감 1도 없는 날이 아닌가 싶다. ‘예술의 날’을 두고 한 말이다. 15일이 ‘예술의 날’이다. 책상 위 캘린더 그 어디에도 ‘예술의 날’은 찾을 수 없다. 지정된 날이지만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기념만을 위한 날인 듯하다.

지역 문화예술단체 중 ‘예술의 날’이라고 기념식을 여는 단체를 일찌기 본 적이 없다. 유명무실의 날이 ‘예술의 날’이 아닌가 싶다. 예술의 날을 아는 예술가 자신이 예술의 날 밥상을 차려 먹어야 하는 처지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예술의 날이 어느 정도 존재감이 없는가는 캘린더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4월만 우선 살펴보자. 3일이 4·3희생자 추념일이자 향토예비군의 날, 7일이 보건의 날, 11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 16일이 국민 안전의 날, 19일이 4·19혁명기념일, 20일이 장애인의 날, 21일이 과학의 날, 22일이 정보통신의 날이다. 달력 안에서조차 ‘예술의 날’은 존재감이 없다.

‘예술의 날’ 유래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네스코가 인류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예술가 중 한 명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일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 ‘세계 예술의 날’(World Art Day)로 지정한데서 유래됐다. 더욱이 하반기에 ‘예술가의 날’이 있어 헷갈리기는 하다. ‘예술가의 날’은 22년전인 지난 2004년 캐나다의 예술가 크리스 맥클루어(Chris MacClure)가 10월 25일을 ‘국제 예술가의 날’(International Artist Day)로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예술의 날’이 예술적 창의성을 장려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기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국제 예술가의 날’은 화가나 조각가 등 모든 시각 예술가들의 공헌을 인정하고 기념하는 민간 차원의 기념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좋은 취지로 출발했겠지만 뜻있는 예술가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는 물론이고 지역 예술가들에게 거의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술가들에게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날이 돼야 하지만 분주한 일상 속 아무런 인식도, 느낌도 없다보니 이것을 기리고자 하는 예술가도, 관련 단체도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예술가 복지는 그에 준하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개의 예술가들은 예술로 밥 벌어먹고 사는 것보다는 다른 직업을 가지거나 가족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전업작가더라도 작품이 팔리지 않거나 하면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은 배 고파야 한다고 하는 따위의 말은 이제 옛말이다. 배 곪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배 고프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이를테면 예술인들을 위한 생활 안정 자금으로 올해 4월 기준 327.8억원 규모로 전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그리 피부에 다가오지 않는 숫자에 불과하다. 예술활동준비금도 그렇다. 중위소득 120% 이하 예술인에게 1인당 연 300만원을 지원한다고 들었지만 이 또한 혜택을 누리는 몇몇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사회나 기업 등에 돈이 흐르지 않으면 침체될 수 밖에 없는 이치처럼 예술계 역시 마찬가지다. 화가의 경우 재료비 구입마저 점점 어려워져간다면 그것은 침체의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라도 정부정책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예술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한다. 예술가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조금 더 여유를 갖게 된다면 ‘예술의 날’이나 ‘예술가의 날’이 좀더 피부적으로 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허공의 메아리’일 수 밖에 없다. ‘예술의 날’이 예술가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는, 명실상부한 날이기 되기를 기원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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