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당금 예술이 빽그라운드 대표 |
발신처는 스웨덴 한림원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다.
순간 멈칫! 노벨 문학상 수상자 대한민국 작가 한강 다시 한번 불리워진다.
비로소, 저마다 벅차오른 감동에 밀려오는 환호를 사이렌의 신호처럼 송수신했다.
동시대에 살면서 노벨문학상 한강과 노벨평화상 수상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살아내고 있다는 것은 어떤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다. 이는 어쩌면 그동안 광주라는 도시가 역사적으로 피폐당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반증일지도 모른다.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한강 ‘소년이 온다’ 중)
5·18 민중항쟁 44년이 지나도록 늘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광주와 광주사람들의 삶이 장례식이 되어버린 것이나,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한강 ‘소년이 온다’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렵지 않게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의 일부로 존재하는 광주와 광주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역사적 상처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한강의 시적이고 실험적 산문’이라고 한 노벨문학상 작가 선정이유가 5·18민주화운동의 방향성이 곧 세계가 직면한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가자지구 학살 억압과 폭력에 대한 저항 선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한 지점에서 필자는 최근에 방문한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떠올린다. 독일은 나치 집권 시절 유대인 학살을 한 독일의 과거를 반성하고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는 추모 기념 건축물을 2005년 베를린 광장에 세우며 전범국가로서의 만행을 스스로 드러냈다. 무덤과 관 공동묘지를 상징하는 검은 사각형 2711개의 석주들이 높고 낮게 깊게 빽빽이 채워져있다. 사방 어디로든 연결 되어졌고, 가운데로 갈수록 미묘하게 감각의 촉수를 세우게 한다. 어둡고 차갑고 옥죄어 오는 싸늘한 기운이 그 당시를 경험하지 않았던 방문객 모두에게 충분히 그 당시 죽음의 공포를 불러일으킬만했다.
유대인 희생자 기념비 앞에 무릎을 꿇은 독일이 베를린 한가운데에 세운 상징적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는 전 세계인들 그중에 자국민 중고등학생 스터디 그룹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현장 체험 학습으로 역사 바로 알기 공부중이라고 하면서 진지하게 둘러보는 그들을 보면서 아, 이것이구나!
5·18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원형복원 사업이 내년 10월 개관을 앞두고 한창이다.
첨예한 갈등을 야기한 5·18 마지막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원형복원을 두고 다양한 형태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지만 궁극의 목표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상적인 장소로서 원형을 복원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정신을 담고 있는 콘텐츠의 구성일 것이다.
‘광주를 경험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에게 광주 입문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설을 구상했다는 한강 작가처럼 ‘광주를 경험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알아가는 입문도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5·18 정신을 담은 도청복원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행동하는 양심으로 노벨평화상과 노벨문학상을 배출한 민주주의 도시 광주순례를 하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찾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