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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 광주보건교사회장 |
지난 2001년에 3만원으로 처음 도입된 보건교사 수당이, 5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닌 무려 23년이 지났는데도 금액이 그대로인 사정을 널리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교사들의 어려움이 사회적 관심을 받으면서 부장교사 수당과 담임교사 수당 그리고 특수교사 수당 등이 모두 두 자릿수대로 인상됐지만, 보건교사 수당만 쏙 빠져 제자리인 상황이라 더 억울하기도 했을 것이다.
보건교사는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를 위해 각급 학교에 배치돼 있다.
학생건강관리는 학교 보건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그래서 학교 보건실은 늘 분주하다.
출근 전부터 보건실 앞에서 줄을 서서 선생님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으로 하루는 시작된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나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학교는 많은 학생이 오랜 시간 함께 밀집 생활을 하고 있어, 여러 감염병에 매우 취약하다.
또 다양한 교육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도 만만치 않게 발생한다.
학교 보건실은 응급상황에 가장 적절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늘 갖추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제1형 당뇨나 아나필락시스 등으로 인한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보건교사는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살펴 빨리 발견하고 적절하게 처치하며, 격리 등 신속한 조치 등을 통해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막는 학교 내 응급상황에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는 학교의 유일한 의료인이다.
학교에서의 보건교사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교사 본연의 역할인 수업과 함께 특별 보건교육, 그리고 지역사회 자원 등을 활용한 건강사업을 추진한다.
보건수업은 약물 오남용 예방, 성 건강, 안전과 응급처치, 건강권과 건강정보의 이해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으며, 초등학교의 경우 5학년과 6학년을 대상으로, 그리고 중·고등학교는 선택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체계적이며 다양한 보건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평생 건강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준다.
이런 보건교사의 역할은 곧 우리 국민의 건강수명 연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규 교육과정이 모두 끝난 후에도 방과 후 활동이나 돌봄이 계속 운영되고 있어 학교 보건실을 잠시도 비울 수 없는 사정도 보건교사를 힘들게 한다.
앞서 제기했던 보건교사의 수당 인상과 더불어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과 건강한 시민 육성을 위해,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하는 일, 그리고 일정 규모(36학급) 이상의 학교에는 2명의 보건교사를 배치해 주는 일, 또 보건실 부재 시 응급처치를 대신 담당해 줄 수 있는 지원 인력 필요, 수당 인상과 함께 의료인의 자격을 뒷받침해주는 의료업무 수당 신설 등이 우리의 요구이다.
이는 보다 좋은 학생들의 보건복지를 위한 매우 정당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학생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각자 맡은 곳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속에 특히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보건교사들의 기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는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