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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트피플-푸름 나눔’전 라이브 토크 모습. |
명칭처럼 ‘푸름 나눔’이 지향하는 이번 전시는 특별 아트마켓을 시도, 이로 인해 마련된 판매수익금은 목포 미혼모 쉼터 성모의 집에 기부하는 동시에 판매금액 일부를 작가들에 돌려줘 각박한 세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교류를 꾀하면서 메세나를 실천하는 나눔의 장으로서 기능을 다했다. 이번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 무대는 ‘광주미술의 새로운 전망’이라는 타이틀로 21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린 라이브 토크였다. 참여작가들과 미술인이 참여해 열띤 풍경을 연출했다.
라이브 토크는 박구용 교수(전남대)가 사회를 맡고, 토론에는 문희영 대표(예술공간 집) 및 실험과 미디어 아트 등에 걸쳐 작업중인 김상연·임용현 작가 등이 참여해 다양한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개진했다. 참여 토론자들은 박 교수의 토크 주도 속에서 저마다의 미술계에 대한 속내를 내비치며 자신이 경험한 스토리를 들려줬다.
먼저 문희영 대표는 상업갤러리 전반을 둘러싸고 미술계 여건과 한계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표는 "상업갤러리가 필요하고 작가들은 특별한 존재다. 작가들은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예술공간 집이 상업갤러리를 지향해 봤는데 이는 로컬이 글로벌이 되는 과정이라고 여긴다. 이 지점에 드는 생각으로 로컬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면서 "2001년부터 미술관 일을 했고, 갤러리 운영은 8년차를 맞았다. 그동안 지역미술관이 갖는 특별한 지점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자신 역시 광주미술을 많이 보고 있다고 밝힌 뒤 "이게 누구 그림이야"라고 하는 것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김상연 작가는 판이 많이 깔려 있어 광주미술의 전망이 밝다고 진단한 뒤 굳이 판매만을 생각하고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려줬다. 김 작가는 "기호화가 많은 작업이 많은데 내가 그림을 매매 안해도 새로운 담론이 형성된다. 뭔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기존 방식을 지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돌려받은 박 교수는 김 작가에게 "전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의미인가" 등을 물으며 "작품의 깊이가 있는데 그것이 아무한테나 가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다시 답변에 나선 김 작가는 "광주에서의 전시보다는 실제로 외부 대화 기회가 많다. 저는 소품 같은 것을 판 적이 없다. 작품을 판매한다기보다는 전략적으로 제 작업을 판매하는 것"이라면서 "저는 기획자만 본다. 기획자에게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 기획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실패하고 만다. 대화를 많이 하게 되면 판매는 따라오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또 임용현 작가는 광주 출생자이지만 한동안 광주를 떠났다가 돌아왔는데 고향인 광주가 그 어떤 다른 도시보다 더 낯설게 느껴져 정말 외롭게 지냈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본론에 충실하자 했는데 본론에 충실할 때 부담없이 기량이 발휘됐다는 설명이다. 임 작가는 "예산을 지원받아 의무감으로 하게 되면 작가적 성장에 장애가 된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지원을 신청했고, 많이 지원을 받은 것 같은데 저만의 섹터를 구축하기 노력을 했다"면서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수익보다는 정당한 수단으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좋은 작업을 보여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토론자들의 발표가 끝난 뒤 참여자들과 미술인들의 질의 등 발언 기회를 부여했다. 발언 기회를 맨 처음 부여받은 한희원 작가는 "예술이 정답이 없지만 광주미술을 크게 성장시키는 문제에 대해 짚었다. 우리시대의 광주미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 불꽃이 중요하다. 이번 라이브 토크에서 오랜만에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작품이 진지한 것이 좋다. 깨어있는 화가들이 있어 더 좋았다. 이런 현장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미술 외에 문학과 연극 등 문화예술이 같이 활성화 될 때 광주아트가 꽃필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작가가 1명 나오면 그 지역이 변한다"고 전했다.
이외에 이상호 작가는 5·18민주광장 인근 농협건물 자리에 문화공간인 ‘광주역사센터’를 구축하자는 점을, 엄기준 작가는 미술생태계가 하나로 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군락지로 서로 연결돼 있어 하나의 생태계 무너진다면 군락지가 점차 소멸돼 갈 것이라는 점을 각각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박구용 교수는 "이상호 작가의 예를 들면서 자기가 부서지고 하는 작가들은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결국 세계적으로 소통될 것"이라며 "그림이 주는 위로와 용기가 너무 좋다. 작가들은 다 다르고, 모두 달라야 작가다.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교류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제 술을 마시고 하는 소통은 끝났다. 다양한 모델을 많이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