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년이 온다’…오월 우리들 곁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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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년이 온다’…오월 우리들 곁으로 왔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45주년 기념특별전
광주 진실 조명…프롤로그·본전시·에필로그 구성
‘한강 소설 구조’ 반영…10월 19일까지 기록관 3층

전시장 입구 전시 안내
5·18민주화운동기록관(관장 김호균)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특별전을 지난 4월 29일 개막, 오는 10월 19일까지 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

‘소년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과 그 정신을 문학과 기록으로 새롭게 조명해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문학과 기록, 감정과 진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의 현재적 가치를 되새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함께 ‘소년이 온다’는 ‘누구이며, 왜 오게 됐고, 그가 오는 길은 어떤 의미였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전시 전체에 녹여 관람객 스스로가 그 답을 찾아가도록 기획됐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3개의 본전시, 에필로그로 구성되며, 한강의 소설 구조를 반영해 감정의 서사를 따라 전개된다. 프롤로그는 ‘동호를 그리는 어머니’ 영상과 함께 소설의 첫 페이지를 여는 문을 마련해 관람객이 감정적으로 준비된 상태로 전시를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1부 ‘소년을 부른 사람들’에서는 광주의 5월에 존재했었지만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이름 없는 사라진 평범한 사람들(정미·정대 등), 그리고 처음부터 살아남으려 한 것이 아닌 사람들(은숙·교대 복학생·진수·선주)을 통해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질 존재들을 주목한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여기다 ‘나의 너, 우리의 소년에게’ 영상은 80년 5월을 경험한 다양한 인물들의 고통을 마주하게 하고 그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폭력의 흔적을 행방불명자 명단, 진압봉, 방탄모를 통해 살피고, 분수대를 멈춰주세요(국가기록원소장), 민영량 일기, 김영철의 편지, 등사기, 넘어넘어 책자 등의 자료를 통해 그들의 일상과 고통, 연대가 살아난다. 이들은 단지 피해자가 아니라, 말을 잃은 역사의 주체들이었음을 보여준다.

이어 제2부 ‘소년이 오는 길’에서는 역사적 진실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부각된다. 이 섹션은 소년이 남겨진 이유와 죄책감, 부끄러움, 분노, 공동체적 양심에 초점을 둔다. 동호가 끝내 도청에 남은 이유는 살아남은 자의 책임감이었으며, 분노는 이 전시의 정서를 확장시킨다. 시청각 자료, 수습학생시민 어깨띠, 김송덕일기, 김영택 취재수첩, 광주시민은 통곡하고 있다 등의 성명서를 비롯한 기록물이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전시 전경
또 제3부 ‘소년이 여는 시간’에서는 과거가 현재를, 다시 현재가 과거를 살리는 광주정신의 가치를 조명한다. 이전의 감정들이 현재를 어떻게 열어주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광주정신은 지금도 살아 있으며, 기억은 현재를 치유하고 미래를 밝히는 힘이 된다. 이 섹션은 특히 광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광주정신의 인류적 가치를 강조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서의 소설,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판본, 청문회 영상, 시민들의 기록을 통해 광주는 ‘보통명사’로 자리잡는다. 더불어 ‘화면을 달리는 소년’을 중심으로 해방이후 우리나라 민주화의 여정을 담아낸 진 경우 작가의 작품 ‘평화를 찾아서’(1987년 제작)를 만날 수 있다. 45년간 한시도 멈추지 않았던 그 시간이 결국 현재에 닿아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 ‘오늘, 소년이 온다’는 관람객이 직접 문장을 필사하며 자신만의 ‘소년’과 마주하는 참여형 공간으로, 전시의 여운을 깊게 각인시키기 위해 섬세하게 마무리하는데 비중을 뒀다.

김호균 관장은 “문학을 통해 확장되는 5·18민주화운동은 과거와 현재, 나와 너, 우리가 지극하게 연결돼 있음을 알려준다”면서 “오늘 우리에게 걸어오는 광주를 함께 마중하러 나와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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