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수막현상’ 주의…"무조건 감속 운행을"

광주·전남 지역에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16일 광주 동구 충장로 횡단보도를 지나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광주와 전남 지역에 오는 19일까지 최대 8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돼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빗길(젖은 노면) 교통사고 건수는 총 2692건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2022년 544건에 그쳤던 빗길 교통사고는 1년 만에 1090건으로 2배 가량 급증했다. 이듬해 역시 1048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사상자(사망 62명·부상 4092명)도 속출했다.

2022년에는 사망자는 14명, 부상자는 791명이었으나 2023년 사망자 26명·부상자 1671명으로 폭증했다. 2024년에도 사망자 22명·부상자 1630명 등을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총 1222건(2022년 259건, 2023년 484건, 2024년 479건)의 빗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5명(6명, 5명, 4명)이었고, 부상자는 1879명(371명, 720명, 788명)이었다.

자치구에서는 북구가 381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산구 332건, 서구 294건, 남구 145건, 동구 70건 순이었다.

전남에서는 같은 기간 1470건의 빗길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전남 역시 2022년 295건에 그쳤으나 이듬해 606건으로 폭증했고, 지난해 569건으로 줄었다.

사상자는 2022년(사망 8명·부상 420명), 2023년(사망 21명·부상 951명), 2024년(사망 18명·부상 842명) 등이었다.

지역별로 여수가 259건(사망 3명, 부상363명)으로 최다였다. 순천 205건(사망 3명, 부상 316명), 목포 179건(사망 2명, 부상 256명), 나주 129건(사망 5명, 부상 202명), 광양 118건(사망4명, 부상 15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최대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해 6월 29~30일 빗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올해 첫 장마 기간(6월 20~22일·강수량 100~160㎜)에도 관련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21일 오전 11시10분 전남 담양군 광주-대구 고속도로 광주 방면에서 20대 초반 A씨가 몰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졌다.

같은 날 오전 8시45분 전남 장성군 호남고속도로 청안 방면에서는 B씨(29)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가로등을 들이받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사고 차량은 반파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교통사고 모두 운전자들이 빗길에 과속하면서 미끄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빗길 교통사고는 ‘수막’ 현상으로 제동거리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조언한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차종별 빗길 운전 위험성을 실험한 결과 승용차 제동거리는 18.1m로, 마른 노면(9.9m)보다 최대 약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차 빗길 제동거리는 24.2m로 마른 노면 15.4m보다 약 1.6배, 버스 제동거리는 28.9m로 마른 노면 17.3m보다 약 1.7배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세정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안전교육부 교수는 “노면이 젖어있거나 폭우가 내릴 때는 평소보다 앞차와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면서 “장마철 도로 운행 시에는 평소 속도보다 감속 운행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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