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 도이치모터스에 1200억 대출

농어민과 어업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특수은행인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및 관계사에 1200억원이 넘는 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농협은행은 도이치모터스와 주요 계열사인 도이치오토월드, 도이치파이낸셜, 도이치아우토 등 4개사에 총 533억원을, 수협은행은 680억원을 각각 대출했다. 두 기관의 총 대출 규모는 1213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협은행은 현재 9건 중 5건이 미상환 상태로, 총 436억5200만원의 대출잔액이 남아 있다. 세부적으로는 △도이치모터스 100억원 △도이치파이낸셜 30억원 △도이치아우토 20억원 △도이치오토월드 286억5200만원 등이다.

농협은행 역시 16건의 대출 중 상환된 6건을 제외한 대출잔액은 △도이치모터스 69억원 △도이치파이낸셜 27억8300만원 △도이치아우토 60억원 △도이치오토월드 235억원 등 총 391억8300만원 등이다. 두 은행이 대출한 총 1213억원 중 828억3500만원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수협은행의 경우 일부 대출에서 부당 대출 의혹까지 제기된 가운데, 농협은행·수협은행 모두 공공성을 내세우는 특수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주가조작 논란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한 것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준병 의원은 “농어민과 어업인의 안정적 금융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기관이 주가조작 혐의 기업에 1200억원이 넘는 대출을 집중한 것은 본래 목적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금융당국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여신 심사 강화, 리스크 분산 의무화를 통해 금융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