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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배웅나온 가족이 열차에 오른 귀경객에게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광주송정역. 역사 내부는 고향의 정을 뒤로한 채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플랫폼과 승차홈 곳곳에서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가족들의 손길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역사 안팎은 여행 가방을 끄는 소리와 안내 방송이 뒤섞이며 분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합실도 이른 시간부터 귀경객들로 가득 찼다. 포근한 날씨에 다소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 시민들은 커다란 여행 가방과 종이 쇼핑백, 보냉 가방을 양손 가득 들고 개찰구 앞에 줄을 섰다. 쇼핑백 안에는 부모가 챙겨준 나물 반찬과 전, 과일 상자, 김치통 등이 담겨 있었다.
배웅을 나온 가족들은 출입문 앞까지 따라 나와 “도착하면 꼭 연락해”, “밥 거르지 말고 챙겨 먹어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일부는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명절이면 항상 그렇듯 이날 서울·수도권행 KTX와 SRT 좌석은 대부분 매진됐다. 현장 발권 창구에는 혹시 모를 취소표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췄고, 일부는 빈 좌석을 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역사 밖 도로는 가족을 배웅하려는 차량이 몰리며 한때 정체를 빚었다. 경찰과 역 관계자들이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하차와 승차가 반복되며 혼잡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서울행 열차 탑승 안내 방송이 울리자 대합실은 더욱 분주해졌다. 승객들은 서둘러 승강장으로 향했고, 플랫폼에서는 짧지만 진한 작별 인사가 이어졌다. 열차가 서서히 들어오자 몇몇 가족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고, 손을 맞잡은 채 쉽게 놓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창가 좌석에 앉은 자녀를 향해 부모가 연신 손을 흔들자, 자녀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뒤에도 일부 가족은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선로 쪽을 바라봤다.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모씨(34)는 “명절이 아니면 부모님을 길게 뵙기 어렵다”며 “같이 밥 먹고 TV 보며 이야기 나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자주 내려와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씨(23·여)는 “취업 준비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집에 와서 푹 쉬고 부모님과 대화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다시 올라가면 바쁘겠지만 이번 설에 받은 응원으로 참고 버텨보려 한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귀경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대기실 좌석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통로에는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길게 늘어섰다. 편의점과 빵집, 분식점에는 간단히 요기를 하려는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서울행 버스 탑승 안내가 나오자 승객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승차홈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버스 짐칸에 실린 가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창문 너머로 “조심히 올라가라”며 손을 흔들었다.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60대 자녀의 손을 꼭 잡은 채 끝까지 배웅하는 노모의 모습도 눈에 띄였다.
딸 김모씨(61)는 “설 이후 처음으로 어머니를 찾아뵀다”며 “힘드시다면서도 꼭 터미널까지 나오겠다고 하셨다.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은 나이가 들어도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녀를 배웅 나온 정순임씨(67·여)는 “명절에나 이렇게 온 가족이 모인다”며 “손녀 웃는 얼굴 보니 힘이 났다. 다음 명절까지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2.18 (수) 1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