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성공, 산업경쟁력 강화·제도 개혁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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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행정통합 성공, 산업경쟁력 강화·제도 개혁에 달려"

[한은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분석']
전문가 75% "지역경제 긍정 효과" 전망
생산 유발 36조원·고용 4만4000명 기대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 시너지 극대화"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전경.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계기로 생산과 고용 확대 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의 재생에너지와 광주의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을 연계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성장 시너지를 극대화할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7일 발표한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행정통합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전문가 설문과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정성적·정량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상공회의소 등 지역경제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행정통합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큰 경로로 ‘행정 효율화와 지방재정·공공투자 확대’(82.5%)를 꼽았다. 이어 ‘각종 특례를 활용한 기업·투자 유치’(57.5%), ‘광역 인프라 통합’(37.5%), ‘교육 여건 개선과 산학연계 강화’(1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산업 전략 가운데서는 AI·반도체 등 첨단산업(87.5%)과 에너지 산업(77.5%)의 효과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는 전남이 보유한 풍부한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광주의 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보고서는 현재 전남과 광주가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기존 성장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광주는 서비스업 비중이 65.4%로 높은 반면 제조업 비중은 28.5% 수준이며 자동차·반도체·가전·타이어 산업이 주력이다. 전남은 제조업 비중이 34.3%로 광주보다 높고 석유화학·석유정제·철강·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양 지역 모두 기존 주력 제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서비스업 역시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업종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 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청년 인구 유출과 고령화 심화도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광주는 지난해 기준 청년 순유출률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전남은 청년 인구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반면 고령 인구 비중은 가장 높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6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지방소멸 위험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통합과 함께 대규모 투자와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의 20조원 재정지원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도 분석했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분석 결과 전국적으로는 총 36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만4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전남·광주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효과는 17조원으로 전체의 47.2%, 고용유발효과는 2만3000명으로 전체의 51.3%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같은 수치보다 지역 안에서 얼마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AI·반도체·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은 지역 내 생산 기반이 충분하지 않아 투자 효과의 상당 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구조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 운송장비 등 기존 주력산업은 지역 내 생산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향후 첨단산업 관련 가치사슬을 지역 안으로 확대할 경우 생산과 소비, 투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남의 재생에너지를 광주의 AI·반도체·데이터센터와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과 고용 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확정되기 이전에 작성된 분석으로, 해당 투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연관 기업 집적이 본격화될 경우 AI·반도체 산업 기반이 한층 강화되면서 보고서가 제시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행정통합의 성공 여부는 재정지원 규모보다 제도 개혁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복 조직과 행정 절차를 정비해 행정 생산성을 높이고, 중앙정부로부터 실질적인 재정권과 세제 특례를 확보해 기업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광역 교통망 확충과 지역 인재 양성, 정주 여건 개선도 통합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행정통합이 단순히 수도권 밖 최대 경제권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행정 효율화와 함께 에너지와 첨단산업을 연계한 산업구조 개편, 중앙정부의 실질적인 권한 이양, 실행력 있는 중장기 로드맵이 마련될 때 통합특별시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은 지역 첨단산업 생태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인 만큼, 향후 관련 산업이 본격적으로 집적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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