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오숙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장 |
현재 전남권역 22개 시·군 가운데 무려 19곳이 ‘분만취약지역’이다. 권역 내 산부인과 중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12곳, 외래 진료만 가능한 곳도 61곳에 불과하다. 12개 지역은 분만실이 한 곳도 없고, 지역모자의료센터는 순천 단 1곳만 운영되고 있다. 곡성·영암·장성·신안 등지에서는 의료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을 만큼 지역 간 의료 접근성의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다.
도서 지역과 광범위한 농어촌 산간 지역 산모들은 출산을 위해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긴박함 속에서 늘 불안과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의료기관까지의 물리적 거리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긴급 상황 시 생명과 직결되는 절박한 문제다. 진통이나 출혈 등 예기치 못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산모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이들은 바로 119구급대원이며, 때로는 구급차 내부가 긴급한 분만실이 되기도 한다.
새롭게 출발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는 이러한 오랜 지역적 숙제를 해결해 보고자 한다.
먼저, 광역화된 행정과 소방 역량을 바탕으로 분만취약지역 산모와 아기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10월부터 두 달간 119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현장 맞춤형 응급분만 전문교육’을 본격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순천(순천여성아동병원, 순천미즈여성아동병원)과 목포(목포미즈아이병원)의 전문 의료기관을 거점으로 삼아 펼쳐진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분만실 간호사, 구급전문교육사가 직접 참여해 실전 중심의 교육훈련을 이끈다.
특히 자동분만 마네킹과 신생아 마네킹을 활용해 구급차 내 분만 상황을 재현하고, 신생아 응급처치를 반복 훈련함으로써 긴박한 현장에서도 구급대원이 침착하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달리는 구급차 안이라는 제한된 공간과 진동 속에서도, 대원들이 당황하지 않고 정확하게 분만을 유도할 수 있도록 몸이 먼저 기억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물리적 거리가 멀다는 지역적 한계가 생명의 위협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병원 밖 현장에서부터 완벽한 응급의료가 시작되도록 만들겠다.
이를 통해 지역 전문 의료진의 임상경험에 119구급대원의 현장 대응력을 더하여, 병원 전 단계부터 분만 응급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굳건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 아울러 사전에 임산부의 상태와 병력, 다니는 병원 등 임신관련 정보를 등록해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119안심콜 임산부 서비스’도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홍보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향하는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이 위급한 순간 어디에 있든 필요한 소방과 응급의료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안전의 경계를 허물고 생명을 지키는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진정한 통합특별시의 가치다.
물론 119가 전문 산부인과나 분만의료기관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지역 분만 인프라를 확충하고 의료 접근성의 격차를 해소하는 일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장기적인 과제다.
그렇지만, 분만의료기관이 부족하다고 해서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생명 안전까지 부족해서는 안 된다. 산모가 불안함 속에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그리고 태어나는 소중한 생명이 안전하게 세상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키는 것은 우리 소방의 가장 숭고한 사명이다.
‘어디에 살든, 누구나 동등하게 안전할 권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의 모든 대원은 이 단단한 약속을 가슴에 품고 달리겠다. 신속한 출동과 전문적인 응급처치, 그리고 따뜻한 케어로 분만취약지역 산모와 아기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 새 생명의 탄생은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축복하고 지켜내야 할 가장 고귀한 일이다. 119가 늘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곁에서 골든타임을 굳건히 지켜내겠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광남일보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10.06 (화) 1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