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이자 각종 매스컴을 통해 시사·정치 분야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난 19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 5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광남일보 제5기 글로벌리더 최고지도자 아카데미’ 강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정희 패러다임의 종언과 한국정치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의자로 나선 그는 “광주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지만 광주항쟁을 통해 많이 배우고 진보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고 운을 땐 뒤 “민주화 운동은 군부독재의 종식을 이끌어 내긴 했지만 ‘민주화로의 이행’은 더디기만 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현재까지도 제도와 절차에서의 형식적 민주주의는 어느정도 성과를 이뤄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로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박 평론가는 “민중항쟁 이후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탈권위주의를 지향한 노무현 정부까지 들어섰지만 그 한계는 너무도 분명했다”면서 “기본적으로 박정희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명적 변화 대신 정권 안정에 무게를 두다 보니 대한민국에 뿌리 깊게 자리한 박정희 패러다임 틀 내에서의 제한적 변화를 시도하는 선에 머물고 말았다”며 “결국 노무현 정부의 실패는 취약한 권력기반과 무기력한 정책추진, 그리고 정치력 빈곤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즉 박정희 패러다임을 청산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평론가는 “노무현 정부 이후의 ‘정치적 반동’은 최근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초래한 거대한 불행의 신호탄이 된 셈이다”며 “신 성장주의에 기반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비롯해 관치경제를 통한 정경유착, 그리고 남북 간 대결주의의 복원이 대표적 사례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새마을운동’ 홍보에 열을 올리거나 국정 역사교과서로의 회귀 등도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조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또한 박정희 패러다임의 슬픈 유산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겨울 촛불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 대통령까지 들어섰지만 박정희 패러다임의 종언을 확실히 매듭지을 수 있을지는 현재까지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그는 박정히 패러다임의 종식을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력이 필요하며 광주가 그 선두에 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