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지역현안 반영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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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약, 지역현안 반영 절실하다

양동민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대선 후보 선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국민 관심도 대선 후보 향방에 쏠리고 있다.

대선 후보마다 표심을 잡기 위해 본인 경쟁력과 함께 대국민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치가 퇴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질 만큼 상대 흠집을 잡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만이 이어지고 있다.

경선 지역순회 투표가 시작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누가 더 흠집이 많은 후보인지, 야당인 국민의힘은 후보는 누가 더 현 정권을 잘 심판할 수 있는지만 내세우며, 자신에 유리한 경선룰 싸움을 하고 있다.

나라 안은 온통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으로 난리를 겪고 있고, 나라 밖에서는 이에 따른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데 말이다.

정작 지역 현안과 미래를 바라보는 데 있어 진정성과 차별화는 발견하기 어렵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이 처한 위기 상황은 한둘이 아니다. 당장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도 문제도 고질적인 청년 실업난과 대북 문제,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 정립도 주요 현안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지역 간 불균형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이런 탓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대선공약 과제를 발굴하거나 찾느라 분주하다.

재정적 한계를 겪는 지자체로서는 대선 공약에 지역사업이 채택되면 정부 지원을 끌어낼 수 있어 추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이면서 추진이 지지부진한 사업들도 탄력을 붙일 호기이기도 하다.

정당이나 캠프가 아닌 지자체가 공약을 생산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모양새가 그려지고 있다.

광주·전남에선 차기 대통령의 지역공약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실제 실현될지 여부가 무엇보다 관심이다. 특히 낙후 지역인 광주·전남은 대선공약 발굴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내년 대선에 대비해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제안할 8대 분야 20개 중점사업을 발표했다.

8대 분야는 △광주 군공항 이전 △인공지능 대표도시, 광주 △지역균형발전 및 광역경제권 구축 △미래 지역 전략산업 고도화 기반 확대 △초지능형 헬스테크시티 인프라 마련 △문화수도, 광주 △그린뉴딜 도시모델 구현 △민주·인권·평화도시로 구분했다.

20개 중점사업 중 4대 핵심과제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제정’, ‘광주 인공지능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임기 내 조기 착공’, ‘초광역 국가 고자기장 연구소 구축’ 등이다.

이와함께 광주와 인근도시의 ‘빛고을 스마트 메가시티’로 조성’과 친환경차, 첨단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광주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전략산업 육성도 선정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완성과 인권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들도 중점사업에 포함시켰다.

전남도는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설립, 우주 발사체산업 클러스터 조성, 지방 소멸 위기 지역지원제도 마련 등 8개분야 58개 대선 공약과제를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시와 도는 지역의 대선공약을 각 당과 후보에게 제시하고 최종 대선 후보의 공약과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역개발 공약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다. 공약이 지켜졌다면, 우리는 지금쯤 전국 어디에서나 살기 좋은 곳에서 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매번 유예되고, 지역은 선거철만 관심을 받는 곳이란 자조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역개발에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되는 탓에 후보자들이 수용하더라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결국 ‘장밋빛 청사진’에 머무는 사례도 많았다.

이런 의미에서 대선주자들은 지자체와 지역의 소리를 편견 없이 들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와 기후환경 변화 등 예견된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만큼 어떻게 지역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에서는 소모적 정치 논쟁보다 코로나19 위기와 경제위기, 지역 개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주요 화두로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양동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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