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빅2’를 형성하며 ‘혈투’를 벌이고 있다. 두 후보의 여론 지지율에서도 ‘오차범위 내에서’ 혹은 ‘오차범위 밖에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다.
‘빅2’ 모두 국회의원 경력이 전혀 없고, 당내 지지기반에 근거한 후보가 아닌 정당 외부에서 ‘포퓰리스트 리더’가 후보로 뽑혔다. 미래 권력을 잡기 위한 여당의 정권 재창출과 야당의 정권교체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과거 수많은 선거에서 후보자를 선택할 때 후보의 장점과 능력을 우선해 표심이 움직였다. 어찌 된 일인지 이번 선거는 국가의 미래비전이나 정책, 인물은 보이지 않고, 각종 공방과 의혹으로 넘쳐난다.
그러다 보니 ‘리스크’가 적은 후보를 뽑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가 되고 있다.
두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언행 등은 국민 눈높이에 미달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거친 막말을 일삼고 있다. 당연히 후보에 대한 호감보다는 비호감이 높다.
이어지는 ‘사과 대선’이다.
본인의 실언과 의혹도 모자라 ‘가족리스크’가 대선판을 덧칠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아들의 불법 도박, 윤석열 후보는 장모와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논란으로 수차례 고개를 숙였다. ‘수신제가’도 없이 ‘치국’을 말하고 있다. 미래 비전을 제시도 모자랄 판에 ‘사과배틀’이라니 씁쓸하기 짝이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자중보다는 상대방이 더 나쁜 후보라고 지적하는 데 혈안이다.
이재명 후보는 ‘형수 욕설’과 대장동 의혹은 가장 큰 ‘아킬레스 건’이다.
특히 대장동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고 있고,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왔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 신뢰성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아들의 불법 도박에 성매매 의혹도 부담스럽다. 이 후보는 현안에 대한 유연함은 긍정적 이지만 정책과 공약을 수시로 바꿔 진정성을 의심받게 한다.
윤석열 후보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전두환 옹호 발언’ 등 거듭된 실언 논란과 부인 등 가족리스크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공정’ 아이콘으로 인식된 윤 후보는 최근 부인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모호한 태도와 늦은 사과로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사태 처럼 자신의 가족에게는 ‘공정의 칼’을 빼지 못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부인 김건희씨가 직접 사과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여기에다 ‘윤핵관’으로 초래된 사태는 이준석 당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 사퇴로 이어지며 당내 내홍이 심각하다. ‘정치력 부재’를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도덕적으로 나은 후보일까? 현재로선 ‘도긴개긴’이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푸념까지 나온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판을 치면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차선이 아닌 차악을 뽑아야 하는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쌓여가고 있다. 자연스레 부동층이 갈수록 늘고 있다.
‘스윙보터’역할을 할 20~30대 청년층의 표심도 관건이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통념을 깨고 정치의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는 자신이 관심을 두는 이슈와 지지하는 가치를 우선해 투표하는 경향이 보인다. 사안에 따라 언제든지 다른 후보나 정당으로 이동이 가능할 만큼 변동성이 크다.
대장동 의혹과 부인 경력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보에 대한 지지가 확연하게 바뀌고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20대 10명 중 8명은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년세대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이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핵심 키워드도 공정이었다. 기회의 불평등, 결과의 불평등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으로, 윤 후보는 부인 리스크로 공정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코로나 19’도 대선의 큰 변수다.
오락가락 방역지침에 자영업자들이 휴·폐업하는 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국민들의 삶이 퍽퍽해지다 보니 대선이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사적 모임 인원 4명·다중시설 영업시간 9시 제한이 오는 16일까지 2주 더 연장됐다. 국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데 대선판은 진흙탕 싸움의 연속이다. 유권자들이 대선에 대한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 달 남은 대선, 어느 후보의 승리를 예단하긴 어렵다.
‘빅2’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마음을 온전하게 얻지 못했다.
두 후보에게서 공정과 신뢰보다는 권위주의와 독선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렇다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쪽 팔리게 하는’ 대통령을 뽑아서는 안된다.
‘팬데믹 시대’ 대한민국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경계에 서 있다. 국민들의 얼굴인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수락연설에서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국민 통합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고 목청을 높였다.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고 포용할 수 있는 새 지도자를 기대한다. 국민의 올바른 선택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