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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성 조선대 총장이 “앞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민립대학으로서 유연한 교육모델을 확립,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 상생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74년 전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에 호남인 7만2000여명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건립한 대한민국 최초의 민립대학, 김 신임 총장이 전국 최초 민립대학의 열여덟 번째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11월 30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단순한 배움터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더 나아가 국가와 세계 발전에 기여하는 ‘더 큰 대학’을 지향한다는 김 총장을 만나 조선대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들어본다.
- 당선을 축하한다. 소감은?
△우선 당선돼서 기쁘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했고 긴장된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 총장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방안은?
△반대편에 섰던 표들을 제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겸손함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총장으로서 군림하려는 권위는 내려놓고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학생을 비롯해 교원, 직원들과 자주 만나고 많이 들으며 소통하려고 한다.
- 선거 공약으로 재정이 든든한 대학, 교육·산학에 진심인 대학, 네트워크가 탄탄한 대학, 행정력이 결집된 대학, 사람 중심의 따뜻한 대학 등을 제시했다. 자세히 소개해 달라.
△먼저 재정이 든든한 대학을 위해서는 대학 유휴부지 개발과 수직형 스마트 육상양식 사업 유치 등을 통해 자산을 확보할 생각이다. 아울러 국책사업 선정 유치, 법인전입금 상향 확보 등도 계획 중이다.
또 지·산·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교육시설 및 운영시스템 현대화 추진, 실업 및 현장실습 환경 개선 등을 통한 ‘교육·산학에 진심인 대학’을 만들 예정이며, 지자체와 연계한 리빙랩 활성화, 영어권 및 아시아권 국가 자매결연 대학 추진, 전공 분야별 글로벌 프로그램 지원, 동문 초청 세미나를 통한 재학생 실무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해 ‘네트워크가 탄탄한 대학’을 구축할 계획이다.
행정력 결집을 위해서는 ESG 경영 전환, 구성원 주도 결정에 따른 거버넌스 확립 등을 도입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사람 중심의 따뜻한 대학 구축을 위해 ‘총장과의 대화’ 정기 추진, 장애인 등 약자 배려 시설 개선, 교내 순환버스 운행 증대, 시내버스 교내 정류장 증설 등을 공약했다.
- 위 공약 중 우선순위가 있거나 꼭 실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어려워진 학교의 재정확충 문제가 가장 시급한 부분이다. 따라서 ‘재정이 든든한 대학’을 만드는 것이 우선 목표다.
민립대학인 조선대의 장점을 살려 대학의 유휴용지 개발을 추진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수익성 확보, 각종 국책사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확보된 재정으로는 교육 부분에 투자, 미래형 교육환경 구축, 실험 및 현장실습 개선 등을 도모할 생각이다. 그렇게 된다면 재정확충-교육·산학 간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다.
-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현재 국가에서 원하는 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그저 학생에게 학문만 가르치는 역할을 요구했다면 이제는 그 대상이 배움을 필요로 하는 일반 시민들로 늘어났고, 대학의 역할도 취업 연계, 창업 지원 등 다양하게 확대됐다.
‘신입생’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수험생으로만 한정한다면 어렵겠지만 그 폭을 일반 시민까지 넓힌다면 모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적합한 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한다. 대학에 막 입학한 수험생들을 위해서는 기초교육을 주로 하는 교육과정을 제공할 것이고,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지자체와 협력해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은퇴자, 시니어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자격증 과정, 특히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건강, 교양, 환경 분야의 과정들을 준비할 방침이다.
- 대학들이 ‘글로컬 대학 30’에 선정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조선대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시작된 지방대학 소멸 등 위기 속에 호남 최대 명문 거점 사학인 우리 대학이 지역을 담아 세계적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고 ‘글로컬 대학’ 선정은 이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또 교육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안정적으로 대학을 운영하기 위한 필수적 도구이기도 하다.
저는 대학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조선대가 가지고 있는 글로컬 역량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전략으로 ‘글로컬대학’에 도전하려 한다.
지역 전략 산업들 중에 조선대가 특성화해 운영할 수 있는 산업들을 광주시, 전남도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조선대의 훌륭한 인재들이 광주와 전남지역에 머물도록 할 복안이다.
특히 정주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지역과 연계, 취직까지 책임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등에 있는 조선대 가족기업 등을 활용, 지역 인재의 취직을 도와 캠퍼스의 국제화도 꾀할 예정이다.
- 조선대는 ‘최초의 민립대학’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는 다른 대학이 갖지 못한 큰 자산으로 여겨지는데, 이에 대한 책임감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생각인가.
△‘최초의 민립대학’이라는 타이틀은 지금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대학 캠퍼스는 이제 더 이상 제한된 구역이 아닌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대학이 지역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모델을 구축해 보여주겠다. 다시 말해 ‘지역이 대학이고, 대학이 지역인 지역거점 최고의 민립대학’을 만들 생각이다. 그동안 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링크사업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쌍방향 산학협력, 지자체와의 지·산·학 협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대표적으로는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장을 하면서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 계획을 기획, 다양한 국책사업을 유치했으며, 광주 충장로에 산학협력거점센터를 구축, 전국에서 유명한 조선대 미술대학을 그곳으로 옮겨 도시 캠퍼스의 근원이 되는 모델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민립대학으로서 유연한 교육모델을 확립,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 상생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
- 끝으로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학 구성원에게는 각자의 힘과 역량을 모아 외부 환경에 대응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렇게 내부의 결집력으로 한 단계씩 성장하다 보면 지역민 또한 우리 대학을 좋게 봐줄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 대학이 지역에 꼭 필요한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싶다.
김춘성 총장 프로필
- 1968년 광주 출생
- 서울 성남고등학교 졸업
- 조선대학교 유전자과학과 학사·석사·박사
- 현 완도 해양바이오공동협력연구소장
- 현 조선대 해양헬스케어유효성실증센터장
- 현 조선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장
- 현 조선대 치과대학 치의예과 구강생화학과 교수
- 전 조선대학교 기획조정실장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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