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광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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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광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소감

"상상의 문 열어 밝은 미래 들려줄 것"
송태고

송태고 동화 당선자
7년을 넘게 거주하던 동네에는 코끼리 놀이터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아이들에게 ‘춘희 언니’라고 불렸습니다. 제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 춘희였기 때문입니다. 춘희는 코끼리 놀이터에서 유명 인사였고 그 덕분에 저도 아이들에게 둘러싸이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의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말랑말랑한 연애 고민 상담부터 아이들 대화 속에 담긴 부모님들의 고민, 그리고 생각보다 더 무거웠던 소외된 아이들의 학교생활 이야기까지. 고요한 새벽, 참새들의 첫 울음소리처럼 투명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제 일기장에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이들의 영원한 춘희 언니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 눈에 어른이 아닌, 춘희 언니였기 때문에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대화들. 무엇보다 큰 가르침이었던 그 시간들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습니다.

창작에 있어서 아직도 모르는 것이 참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책꽂이 꽂힌 다양한 이야기꾼들로부터 도움을 받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부터 한참 어린 이까지, 다국적 모든 이들의 도움을 받아 더 재미난 춘희 언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제 글은 지난여름 반지하 수해 사건들이 모티브였습니다. 참담한 현실을 기사들로 접하며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분명 어디선가는 이런 따뜻한 현실이 존재할 것이라 굳게 믿으며 말입니다.

언젠가 C.S.루이스와 톨킨 같은 판타지 문학의 대가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기적과 희망이 담긴 현실 동화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네모난 틀에 갇힌 이야기가 아닌, 네모난 상상의 문을 열어주는 문지기가 되어 밝은 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또한 바른 어른이 되어 좀 더 나은 미래를 보여주고 싶은 큰 욕심도 있습니다.

이런 저에게 용기를 심어준 심사위원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며,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최승호 교수님, 조성기 교수님, 김인섭 교수님, 백로라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또한 장서가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해 준 우리 가족과 코끼리 놀이터의 인기스타 우리 춘희, 복희 너무 사랑하고 고마워. 마지막으로 8년째 저의 룸메이트이자 최고의 편집자가 될 수(秀)에게도 이 마음을 전합니다.







●약력

△부산 출생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그림책 ‘잃어버린 봄을 찾아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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